2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대선 경선 연기를 둘러싼 논란이 민주당 대선 판도를 미묘하게 바꿔놓고 있다. 이재명 vs 반이재명 전선이 뚜렷해졌다. 이낙연 정세균 이광재 세 대선주자는 반이재명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향후 단일화 가능성까지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맞서 이 지사는 “경선을 연기하면 내게 유리하지만 이 문제는 원칙의 문제”라며 유불리가 자신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집권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정권재창출에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이재명 연합군의 공세는 날로 기세를 더하고 있다. 경선 연기 안건을 당무회의에 상정하지 않을 경우 문제 삼을 태세다. 그런 상황까지 가면 민주당 갈등은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세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당 지도부가 경선 일정을 그대로 확정하면 완전히 당헌(黨憲)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인사들을 ‘가짜 약장수’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절제되지 않은 막말을 사용하는 경우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감정의 골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이낙연 캠프에서도 “지도부가 독단적 결정을 내린다면 당헌·당규를 무시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이라며 비슷한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광재·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도 경선 연기에 동조하고 있다. 반면 박용진 의원과 추미애 전 장관은 원칙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당헌은 대선 180일 전에 후보를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9월 9일 이전까지는 대선 후보를 정해야 한다. 

이 지사 측은 결사항전 하는 모습이다. “경선을 연기하는 순간 판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 “통크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이 지사 측은 “그것은 원칙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서 밀리면 향후 경선 국면에서 반이재명 연합군의 공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기세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당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결정하자”라는 주장이다. 반면 송영길 대표는 “대표와 지도부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대표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오늘 오전에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후 송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매듭지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선연기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숫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송 대표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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