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 경선 연기'를 논의하는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3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대권을 둘러싼 여권 내부 계파갈등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22일 오전 10시30분부터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서 경선 연기 관련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의총에서 ‘비(非) 이재명계’는 경선 연기가 불가피하다며 경선연기를 주장했고 이에 반해 ‘이재명계’는 현행 일정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의견이 정면충돌하며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경선 연기를 찬성하는 의원 66명의 총회 소집요구로 열린 이날 의총에서 찬성 의견이 대체로 우세했다. 친문을 중심으로 한 非이재명계가 ‘경선 연기’의 강력추진을 주장하면서 향후 당내 분위기도 경선 연기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만약 ‘경선 연기’가 현실화되면 ‘이재명계’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계가 경선 연기에 반발을 한다 해도 집단행동 등 극단적인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경선 연기가 이재명이 아닌 다른 대선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선에 빨간불이 켜지면 계파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일단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당무위원회 등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다. 

송영길 민주당대표는 현재까지는 원칙론을 앞세우고 있다. 경선일정은 당헌 당규에 정한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당헌당규는 원칙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 송 대표의 입장이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2022년 3월 9일) 180일 전인 9월 초에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과거 당헌‧당규를 개정할 당시 일정을 놓고 진통을 겪은 끝에 확정 기준을 대선 6개월 전인 180일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사람은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양승조 충남지사 등 6명이다. 이들 경선 연기 찬성파 6명은 경선 흥행과 본선 승리를 위해 경선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선주자인 이광재 의원은 이날 “가장 좋은 것은 이 지사가 통 큰 양보를 하는 것”이라며 “앞서 나가는 사람이 양보하면 국민들이 더 큰 지지를 보내주더라”고 경선 연기 옹호론을 펼쳤다.

정세균 전 총리도 전날 “코로나19 사태도 있고,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연기를 반대하는 김병욱 의원은 “명분이나 원칙 측면 뿐 아니라 실리 측면이나 현실적 측면에서도 경선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빨리 논의를 종결짓고 원팀으로 정권 재창출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의원도 “4·7 재보선에서 패배한 원인을 분석하자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경선일정은 지난해 8월 많은 토론을 거쳐 전당원 투표로 국민과 당원에게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정치집단에 대한 국민 지지는 신뢰에서 나온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것이 결국 이기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경선 연기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선 연기에 대한 논의는 송 대표와 당 지도부가 결론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 대선주자의 대부분이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고 모두 당내 주류인 문파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이 지사가 일 대 다수의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인데 경선 연기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수가 경선 연기 반대파 보다 많은 것도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지사가 가진 무기는 지지율 조사에서 투표율이 독보적으로 높게 나온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야권의 흥행이 점점 고조되면 여권 내에서 대의를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 지사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경선 연기를 거부하고 독주를 계속할 경우 친문진영에서 이 지사를 압박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 지 관심거리가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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