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가 또 다시 전세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의료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와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감소하며 300명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아직 증가세가 델타 변이의 확산 때문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주말·휴일에도 검사가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전 등 곳곳에서 상당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방역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 코로나19’다. 

이 ‘델타 변이’는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넓게 퍼져 조금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경고다.

의료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확산세를 힘겹게 저지하고 있지만 델타 변이 확산 때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백신 접종으로 줄어든 위중증 환자와 1%대로 낮아진 치명률 역시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델타 변이’는 일명 ‘인도형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 변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자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델타 변이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행 규모 등을 고려해 방역강화국가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24일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델타형(인도형)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190명이다. (사진=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델타 변이가 190건 확인됐고, 지역감염 사례가 3건 보고돼 유입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90건 외에 역학적 연관 사례 66건이 있어서 256건이 델타형 변이 확진자로 관리 중이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률이 높은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높은 발생이 지속되고 있으며, 델타형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예방접종과 함께 방역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모든 입국자는 입국 전에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며, 자가격리와 PCR 검사 등을 시행하고 있다.

단, 중요한 사업상의 목적이 있거나 공익 또는 인도적인 사유가 있을 때는 격리면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오는 7월부터는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해서 국내 직계가족 방문 시에도 격리면제 제도를 적용한다.

직계가족 방문 시 격리면제 제도는 변이 유행 국가에서 들어오는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

정 청장은 "델타 변이 관련해서는 해외 유입을 차단해야 하고 국내 전파 확산도 차단해야 한다"라며 "델타 변이가 주로 유입되는 국가를 방역강화국가로 지정하고 검역이나 격리 면제에 대한 부분을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청장은 "델타 변이가 문제가 되는 국가는 격리 면제 제도를 더 엄격하게 적용해서 입국 규모를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델타 플러스’ 변이에 대해 “델타형 변이에 K417N이라는 추가 사이트에 변이가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저희가 알고 있는 베타형(남아공형) 변이 바이러스의 주요 변이 부위이기 때문에 감염력을 더 높이고 항체를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종(種)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들불처럼 확산되면서 지배종이 된 상황이다.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전세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 델타 변이는 하와이까지 상륙해 지배종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에서도 오래지 않아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몇 주 뒤면 지배적인 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BS에 출연해 델타 변이가 몇 주 뒤면 지배적 종이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들에서 지배적 종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들에서는 그런 일을 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백신을 맞아야 할 또 하나의 강력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NBC 방송에도 나와 “델타 변이가 2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2주이고 이 변이가 현재 미국 신규 감염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라며 “따라서 2배가 되는 시간을 볼 때 몇 주에서 한 달여 뒤면 그게 상당히 지배적으로 되리라고 예상된다”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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