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걸어야 길

“우리가 집 밖을 나서 어디로든 가고자 하는, 그 곳은 이른바 SNS의 핫플입니다.”

무리 중 누군가가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중, 허풍인 듯 허풍 아닌 듯한 말을 하곤 웃어버립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곁에 두고 사는 사람들이 잘 웃는 이유는, 화려함이 풍족한 삶보다는 평안함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잘 찾습니다. 다른 이들은 먼 길 떠나 이곳에 놀러 오고, 여기 사는 이들은 바로 집 밖이 다 놀곳이니 그런 허풍도 인정할만 합니다. 여름은 수국 꽃으로 시작해서 배롱나무 꽃으로 이어져 가을로 갑니다. 지금은 수국이 딱 체철입니다.  

 

구례 수목원 수국꽃밭을 찾았습니다. 

여럿이 모여 더 큰 하나의 꽃으로. 쉽지 않은 길.
 

 

  

꽃은 빛을 반기고, 대지는 그림자를 반긴 깊은 인연. 그 길을 물어.

 

 

다른 잎새 그림자와 함께 해 더 새로워진 잎새. 그 길을 찾아.
      

 

 

꽃잎도, 잎새도 모두 다 밝고도 밝은 생명. 그 길 안에.

 

 

 

만다라를 품은 숲 그늘의 밝음. 그 길 끝에서.

[ 이창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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