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권을 부패 무능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약탈정권’이라는 표현도 썼다. 예상보다 강한 어조다. 향후 여권과 가파른 대치 국면을 형성할 것임을 예상케했다. 반면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구체적인 것이 없고 두루뭉술했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서는 “앞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했으나 이 부분 또한 검증의 중요한 요소이다. 단기간의 학습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윤 전 총장이 참모진을 어떻게 보강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윤석열’은 스토리가 있다.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 팀장을 맡아 수사하다가 좌천됐다.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수많은 인사들을 법의 잣대에 올렸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에게 칼날을 들이대면서부터 시련이 시작됐고 대선 출마로까지 이어졌다. 풍운아 검사로서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은 또 다르다.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하고 숱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들을 조정해 타협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 정치가로서의 숙명이다. 검사 윤석열은 정치인 윤석열로 잘 변신할 수 있을까.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1. 왜 정치에 나섰는가, 왜 대선에 출마하는가에 대한 명분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모양이 됐고 국민들이 자신을 공정한 가치를 실현해줄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결정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게 된 핵심 이유에 대해 터놓고 말한 적은 없다. 즉 ‘명분’을 좀 더 뚜렷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전직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로 뛰어든 전례 없는 일인 만큼 더욱 그러하다.

2.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구체화해야

윤 전 총장은 29일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상위 2% 종부세 부과’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총론적으로 두루뭉술하게 답변했다. 준비가 안됐는지, 그런 자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이와 관련한 수많은 자리에서 각종 현안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인 만큼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현실 정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주변에 어떤 인물들이 포진하는가도 이를 판단하는 한 잣대가 될 것이다. 

3. 도덕성 검증에 대처하는 자세

윤 전 총장은 “누구든 법 앞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친인척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때로는 그것이 피눈물이 나는 일이어도 그렇다.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선출직 공직자로 나가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정면 돌파 의지는 바른 방향이다. 앞으로 제기될 수많은 의혹에 대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처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4. ‘도리도리’ 등 변해야 할 습관들 

윤 전 총장이 좌우로 고개를 흔드는 이른바 ‘도리도리’ 습관이 화제에 올랐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 740회나 좌우로 고개를 돌리는 ‘도리도리’를 했다. 윤 전 총장과 친구사이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도리도리’ 습관에 대해 “많은 기자들 앞에 서다 보니 긴장해서 그랬던 것 같다. 옆에서 지적을 하고 있으니 차차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두 손을 등 뒤로 하고 걷는 모습을 가끔 보이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거만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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