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김진영 기자] 국내에서 인도발 ‘델타 변이’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변이는 지난 1주간 새로 확인된 감염자가 전주의 2배를 넘어서고 있어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의료전문가들의 견해다. 

전 세계적인 델타 변이 확산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델타 변이의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확산세가 전수조사를 통해 나타난 게 아니고 일부 확진자의 유전자 분석 결과여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의학계에서 나온다. 

전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나오고, 20대가 가장 많은 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0대는 활동반경이 넓고 왕성하기 때문에 사회에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20대는 방학과 휴가가 있는 여름에 활동량이 늘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이 더 높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30일 “20대는 활동량이 많은 탓에 전파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은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백신보급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이 속도는 델타 변이 확산 속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보급만이 유일한 대책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주(20∼26일) 국내 변이 확진자는 28일 기준 267명이다. 

방대본 관계자는 30일 “아직 영국발 ‘알파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많이 나타나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델타의 확산속도는 상당히 빨라 곧 알파 변이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73명인데 전주(35명) 대비 2배 이상이다. 델타 변이로 인한 신규 집단감염은 지난주 4건 발생했는데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델타 변이 확진 중 해외 유입이 52명이라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변이 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2차 접종 완료 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 여기에 변이까지 겹치면 사실상 무방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접종 완료율은 9% 정도다. 이는 국민의 91%가 델타 변이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지난주 국내 신규 확진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636명(18.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630명(18.3%), 40대 602명(17.5%)의 순이었다. 20대의 경우 전주보다 112명이나 증가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0, 30대 감염 경로는 주로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과 지인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영어학원 강사 관련 집단 감염은 델타 변이 감염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한 주점에서 만난 원어민강사들을 통해 경기 지역 학원가로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124명이 확진됐다. 

첫 양성 확인 후 불과 6일 만에 확산된 수치다. 심지어 같은 주점을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도 16명에 이른다.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델타 변이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변이 여부는 이번 주 중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지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꿔 서울 지역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30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거리두기 개편 체계상 2단계 수준이지만, 환자가 계속 발생해 인구 10만명당 2명 이상이 발생한다면 거리두기 단계 상향 논의에 바로 착수할 예정”이라며 “수도권 중 서울만 (단계 격상을) 적용할지, 수도권 전체에 적용할지는 3개 지자체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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