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내는 형식을 취했다. 지난달 29일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출정식을 가진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 지사는 출마선언문에서 ‘경제’를 18번, ‘공정’을 13번 이야기했다. 실용을 강조하면서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잃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이를 위해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抑强扶弱) 정치”를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대전환 시기 대한민국의 위기 요소를 불공정, 양극화, 저성장으로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성장과 공정성 강화를 제시했다.

이 지사 측이 택한 대선 슬로건은 ‘이재명은 합니다’이다.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을 거의 이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행력 있는 정치인, 성과를 내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 실용적으로 사안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평소 “좌파 정책이든 우파 정책이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가져다 써야 한다”고 말해 왔다. “지킬 약속만 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정책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선택하는 것은 용기와 결단의 문제이고,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야 개혁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맥락이 같다.

이 지사는 중도층을 겨냥하고 있다. “진영논리와 당리당략으로 상대의 실패와 차악 선택을 기다리는 정쟁정치가 아니라 누가 잘하나 겨루는 경쟁정치의 장을 열겠습니다”라고 한 것도 프레임을 과거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미래 비전에 대한 승부로 가져가겠다는 노림수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에서는 어느 정도 우위를 차지했다고 보고 본선 승부를 가를 중도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본선에서 이길 사람은 나’라는 메시지를 여권 지지층에 보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중도층 지지가 겹친다. 이 지사로서는 이 흐름을 어떻게든 돌려놓지 못하면 경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이재명-윤석열의 ‘중도 전쟁’이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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