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시행한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뉴시안= 조현선 기자]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 시행 이후 안드로이드 환경의 모바일 광고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운영체제(iOS)에서 수집하던 개인정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iOS 14.5 업데이트 이후 아이폰에 개인정보보호 기능인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제공하면서 디지털 광고주들이 안드로이드 모바일 환경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iOS 이용자를 대상으로 했던 광고 수익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들은 별도 승인 절차 없이 사용자의 로그를 수집해 왔다. 운동화를 검색한 후 타 앱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광고가 뜨는 방식이다. 이렇게 사용자 동의 없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이뤄지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연간 2270억 달러(약 253조55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애플은 추산했다.

이를 막기 위해 애플은 지난 4월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시행했다. 업데이트 이후 디바이스 내 광고식별자(IDFA)를 모두 0으로 리셋하고, 앱 최초 실행시 이용자에게 검색 기록과 방문 이력 등의 로그에 대한 제공 여부를 묻고 승인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3주 뒤인 5월 기준 iOS 14.5 업데이트를 진행한 전세계 이용자 530만명 중 약 13%만이 앱이 자신의 활동 기록을 추적하고 수집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업계의 예상치였던 20%를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 내 이용자 (250만명)의 경우 단 5%만 이를 승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iOS 14.5 업데이트 이후 아이폰 내 모바일 타깃 광고를 위해 수집되던 데이터 규모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절한 사용자 추적이 제공되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사용자의 관심사, 선호도 등에 대한 데이터가 적어 맞춤 광고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쉽게 말해 사용자들은 타깃형 광고를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디지털 광고주들은 잠재적 구매자인 이들에게 광고를 노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iOS 사용자를 노린 모바일 광고 단가는 하락했으며,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위한 광고 단가가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최근 광고 효과 측정 회사인 텐진(Tenjin)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간 애플의 iOS 플랫폼에 대한 광고주의 지출은 약 33%가량 감소했으나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지출은 10% 이상 증가했다. 

광고주들은 iOS 기기에서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전략을 바꾸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사용자로부터 벌어들이던 광고 수입이 줄어들자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더 많은 지출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한편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이에 대해 "애플이 iOS 플랫폼을 떠나는 광고주들로 인해 수익 일부를 잃게 됐으나, 해당 정책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효과가 확실해졌다는 사실을 인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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