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만남은 정치적 연대로까지 이어질까. 두 사람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만나 점심을 함께했다. 이색적인 것은 만남에 그친 것이 아니라 다섯 가지 사항에 공감을 이뤘다고 밝힌 점이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에 앞서 먼저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정가에 흘러나왔다. 두 사람이 ‘중도, 실용’을 기치로 내걸고 몸집을 키운 다음에 국민의힘과 합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현실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두 사람은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사람은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만나기로 했다. 정치적, 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중도로의 확장을 통한 정권교체, 진영을 넘어선 실용정치 실현에 뜻을 같이 한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진전이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과거 같은 정치적 파워가 없어 국민의힘과의 관계에서 힘에 부치는 한계를 갖고 있는 안철수 대표로서는 변화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 전 총장과의 만남은 그림만으로도 국민의힘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보수를 넘어 중도 나아가 진보 일부까지 포괄하는 야권의 중심에 서기를 원하고 있다. 중도를 상징하는 안 대표와의 만남은 이런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두 사람의 만남 막후에는 이처럼 정치적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향후 전면적인 정치적 연대로 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섣부르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나왔고 “국민의힘과 철학이 같다”고 밝혔다. 이런 마당에 안 대표와 결합하는 것은 혼선을 불러온다. 궁극적으로 야권통합을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제3세력’의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면서 야권 분열이라는 지지자들의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대선후보를 둘러싼 두 사람의 관계도 명확치 않다. 윤 전 총장 지지자의 대부분이 국민의힘 지지자들인 것도 변수다. 현실적으로 국민의당 세력이 크지 않은 것도 윤 전 총장으로서는 실익이 많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여러 이유로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연대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상식’, 안대표는 ‘중도’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에 향후 대선 국면에서 두 사람의 우호적인 협력과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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