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유희준 기자]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8720원보다 5.04% 오른 9160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큰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표결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여진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결정했다.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월 환산액은 191만4440원이다. 올해 182만2480원보다 9만1960원이 늘어난 것이다.

노사 양측 대표간에 타협을 보지 못해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안 9160원에 대해 의결이 이뤄졌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 전원과 사용자 위원 9명 전원이 표결에 앞서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총 근로자위원 5명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공익위원측은 정부와 한국은행, KDI가 발표한 경제 성장률 평균 전망치 4.0%와 평균 물가 상승 전망치 1.8% 그리고 취업자 증가율 등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산출, 최종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자 입장과 저임금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모두 고려해 적정한 수준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는 게 공익위원 측 설명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됨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곧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고용부 장관이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목표로 한 노동계와 최소 수준 인상을 주장한 경영계가 모두 반발하고 있어 적지 않은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은 이날 새벽 입장문을 발표하고 "최종 인상금액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상 수준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코로나로 인한 피해의 책임을 저임금 노동자의 생명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하반기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퇴장 직후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 1만원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권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 해에 저임금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 된 것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대전환 시기 화두인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해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논평을 통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5.1% 인상된 916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나아가 실업난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최저임금 결정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사실상 봉쇄조치가 취해져 영업정지 및 제한으로 극심한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인상은 설상가상, 더욱 큰 폭의 인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소상공인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인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명백히 초월한 수준"이라며 "벼랑끝에 몰려있는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들의 현실을 외면한 공익위원들의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우리 사용자위원들은 충격과 무력감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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