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국내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의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가 8월 중에는 주요 변이는 물론, 전체 확진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른바 ‘우점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지난 13일 “최근 1주간(7.4∼10)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536명”이라고 밝혔다. 

또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 중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형 변이가 전체 감염자의 69.8%에 달했다”고 이날 전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14일 “델타 범위는 갈수록 감염 규모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대로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우점화는 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 학교와 관련해서는 60여명이 확진됐는데 지난 10일까지 총 20명에게서 델타 변이가 검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드러난 감염자 외 잠재감염자를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델타 변이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수도권에서는 총 9건 집단감염 사례에서 델타 변이가 새로 확인됐다. 경기 평택시 미군 관련(4명), 서울 서초구 학원 관련(4명), 서울 성동구 대학교 관련 (1명), 경기 고양시 방문교습 관련(3명) 등이다. 

방대본은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델타 변이를 검사할 수 있도록 한 유전자증폭(PCR) 분석법을 이달 15일부터 2주간 시범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지역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지 먼저 선별적으로 확인한 뒤, 질병관리청이 유전체 분석을 거쳐 최종 확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방역당국은 작년 말 이후 1만3천918건의 검체를 분석해 현재까지 3천353건(명)의 주요 변이를 확인했다.

유형별로는 알파 변이 2405건, 델타 변이 790건, 베타 변이 143건, 감마 변이 13건이다. 이들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례까지 모두 포함하면 변이 감염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델타 변이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의학계에서 나온다. 페루, 칠레 등 안데스 지역에서 시작된 람다(C.37) 변이의 국내 상륙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일단 페루를 비롯한 남미 지역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지만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람다변이는 백신 접종을 마친 칠레인들에게 확산하고 있어 더 그렇다. 최근 국제 의료진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 변이는 백신의 중화 반응을 감소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로 추정되고 있다. 백신이 이 람다변이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방대본은 ”국내에서 람다 변이가 확인된 바는 없다. 남미 지역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데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및 치료제가 어느 정도 유효하다는 판단은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 

이미 백신 보급률이 높은 국가에서 람다변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서다. 이에 방역당국 안팎에서는 ”남미에서 확산되고 있는 람다변이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국내 람다변이 상륙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HO는 전파력과 백신 저항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어 람다 변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WHO는 "람다의 경우 '표현형(phenotypic)' 반응으로 의심되는 변이 형태를 많이 갖고 있는데, 이는 잠재적으로 전염성을 높이거나 항체 중화 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마리아 반 케르코프 WT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최근 공석에서 람다 변이가 우려 변이로 격상될 요건에 대해 "전염성이나 심각도가 증가하거나, 우리의 대응책(백신 등)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려 변이가 될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람다변이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증거가 제한적이고,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게 WHO의 입장이지만 남미에선 이미 람다 변이의 백신 회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칠레는 인구의 58.1%가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끝없는 확산에 장기간 봉쇄를 지속할 수밖에 없었는데, 칠레의 전체 확진자 가운데 3분의 1이 람다 변이 감염자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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