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1월 10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중형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KSS-Ⅲ, 3000t급)' 진수식이 열리고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지난해 3000t급 신형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해 일부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지난달 20일 알려진 가운데 북한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돼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 건조기지를 건설하고 본격적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 생산에 착수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미국과 한국이 공조해 이를 집중감시하고 있다. 

북한의 SLBM 실험 가능성에 미 정찰 자산이 한반도 상공에 출격해 북한의 움직임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찰기는 지상에서 이동하는 작은 물체 수 백 개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1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의 정찰기는 지난 12일 오전 6시 한반도로 출격해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북한을 관찰했다.
동북쪽 원산과 신포조선소 일대를 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북한이 SLBM을 탑재용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중인 지역이라는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미군은 최근 통신 신호를 감청하는 '에리스'와 미사일 궤도 추적용 '코브라볼',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등 탄도미사일 감지가 가능한 정찰기들을 대거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이 최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인근 지역에서 지하 잠수함 기지 건설공사를 재개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를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북한 전문 블로거 '타라오 구'는 지난달 30일 5월24일자 이곳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신포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몇 년 간 움직임이 없었던 새 잠수함기지에서 작업이 재개된 징후가 있다"며 사진을 분석했다.  

신포조선소는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잠수함을 건조 중인 곳으로서 인근 마양도엔 북한 해군의 잠수함 기지가 있다. 북한은 그동안 SLBM 시험발사도 이곳 신포조선소 인근 해상에서만 실시해왔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작년 3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 5~12월 신포조선소와 마양도 일대에서 잠수함 관련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된 위성사진에선 잠수함 기지 현장 남쪽 부두에 2척의 배가 정박해 있다. 이 공사 현장 바로 앞엔 '바지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다. 이곳으로 공사자재 등의 반입이 이뤄졌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들어 신포조선소 일대에선 북한의 신형 잠수함 진수 혹은 SLBM 시험발사 준비와 관련이 있는 듯한 움직임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군사전문가들은 한동안 중단된 것으로 보였던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두고 우리나라의 SLBM잠수함 개발과 미사일사거리해제 등에 따른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또 북한의 잠수함 건조가 우리 군을 해킹해 빼낸 잠수함건조기밀을 반영했을 수도 있다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북한은 최근 드러난 해킹 이외에 2016년에도 대우조선을 해킹해 3000t급 잠수함 설계와 SLBM, 한국형수직발사기(KVLS) 기술 등을 빼내간 적이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추정 세력이 작년에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한 적 있다. 

방위사업청은 외부세력의 해킹과 관련해 누구의 소행인지, 기밀 자료가 유출됐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SLMB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과 안무함 등 국산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특히 핵추진잠수함 개발 관련 자료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 세력이 2018년 진수된 뒤 조만간 해군에 인도될 도산안창호함 등 신형 잠수함과 이 잠수함에 장착되는 SLBM용 한국형수직발사기 기술 등을 노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건조 중인 신형 잠수함에 4, 5발 이상의 SLBM을 장착하려면 한국의 관련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실은 핵추진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개발에 관여한 걸로 알려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근 북한 추정 세력에 해킹을 당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핵잠수함 개발의 핵심 기관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과 원자력연구원을 겨냥한 잇단 해킹이 북한에 의한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 탈취 시도와 관련됐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이던 신포조선소 제조창을 다녀간 지 2년이 훌쩍 지났다는 점에서 '북한이 언제든 신형 잠수함을 진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우리군은 북한의 SLBM 위협에 맞서 우리 군이 개발 중인 SLBM이 최근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SLBM이란 잠수함에 탑재되어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고정된 기지에서 발사되거나 폭격기에 탑재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높은 은밀성을 자랑한다. 잠수함에 탑재되어 바다에서 잠항하면서 자유롭게 발사할 수 있고, 공격목표 까지 접근해서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사정거리가 짧아져 적의 요격망을 피해 돌파하는데 유리한 전략무기로 꼽힌다.

지난 5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이 해제됐는데, 이를 통해 최대사거리 족쇄가 풀리면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나 SLBM 형태의 미사일 개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군 당국은 SLBM 수중발사 시험을 마친 상태이며, 내년 실전 배치될 도산안창호함에서는 수직발사대(VLS)를 장착해 추후 SLBM을 탑재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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