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김진영 기자］ 한 여고생의 청원이 그 엽기적인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청원인은 자신이 친오빠로부터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부모가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여고생 청원인이 청원한 내용에 따르면 오빠의 지속된 성폭행으로 정신병원까지 입원해야 했다. 하지만 가해자인 친오빠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지난 13일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을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19세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현재 집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저는 친오빠에게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저희 집이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그 성추행은 점점 대담해져서 성폭행이 됐다"고 오빠의 만행을 폭로했다.

청원인은 “많은 분들께선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왜 거절을 못 하였나? 생각하실 것 같다”며 “그걸 설명하기 위해선 저희 집 배경을 설명드려야할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청원인은 “저희 집은 어릴 적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그래서 저와 오빠는 다른 남매보다 친하게 지냈다”며 “어렸던 저를 정서적으로 키워준 것은 부모님이 아닌 오빠였다. 그래서 서로 껴안는 등의 스킨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처음 문제가 드러난 시기에 대해 청원인은 “공사를 하고 있을 때 저희는 한 방에서 같이 잠을 자던 때가 있었다”며 “그 때 저는 잠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청원인은 오빠와 등을 돌리고 자고 있었지만 오빠는 뒤에서 청원인을 감싸 안고 있었다. 청원인은 그런 일은 자주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갑자기 오빠의 손이 청원인의 가슴 위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그 때 전 많은 생각을 했다. ‘오빠가 갑자기 왜 그러는걸까, 실수로 만졌겠지. 내가 여기서 뿌리치거나 화를내면 오빠랑 어색해지려나’ 등 여러 생각들을 했고, 결국 저는 조용히 계속 자는 척 행동했다”고 말했다. 

“그게 제가 기억하는 첫번째 추행”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그 뒤로도 수십 번 오빠로 부터 추행을 당해왔다”며 “그 뒤 어떻게 추행이 폭행으로 바뀐 건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적었다. 

청원인에 따르면 청원인이 오빠와 같은 공간에 머무르게 되어 오빠와 있던 일이 떠올라 불편해서 방으로 피하고 들어갈 때면 오빠는 계속 청원인의 방으로 따라 들어왔다. 

청원인은 “방 문을 잠그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부모님은 제가 방 문을 잠그고 있는걸 좋아하지 않으셔서 방 문 손잡이가 없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 청원인은 “자다가 인기척에 눈을 뜨면 저를 만지며 보고 있는 오빠의 풀린 눈. 여전히 저는 잠에서 깰 때 두려워한다”며 “오빠의 그 눈이 제게는 너무 생생해서. 그리고 저는 제 작년 여름에 신고해서 현재 재판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글을 통해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제가 이렇게 청원 글을 쓰는 이유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검찰로 넘어간 상황에서도 오빠는 전혀 반성을 하지 않았다”며 “결국 올해 2월에도 오빠로부터 추행이 있었고 전 화를 냈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저를 꾸짖으셨다”고 전해 충격을 더했다. 

청원인은 “답답한 제가 손목을 긋자 ‘주 양육자’이신 아빠가 제 뺨을 두 차례 내리치셨다”며 “ 그 후 저는 정신과 입원을 했고 오빠와 접근금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원인은 여전히 오빠와 같이 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견딜 수 없던 청원인은 2월 말 자살기도를 했으며 실패했고 또 다시 정신과에 입원을 했지만 미성년자이기에 퇴원을 하려면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청원글을 통해 “아빠는 제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퇴원 조건으로 내세웠다”며 “그렇게 전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오빠는 가끔 제가 가진 스트레스를 알면서도 그걸 건드리곤 한다. 아빠에게 오빠의 그런 점이 싫다고 말씀드린 적이 한 번 있는데 돌아온 답은 ‘네가 오빠한테 살갑게 대하지 않아서 그렇다. 오빠 한번 안아주고 그래라’ 였다”고 하소연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청원인의 부모는 현재 가해자인 오빠 편에 서서 사설 변호사를 여럿 선임하여 재판을 준비 중이고 반면 청원인은 국선 변호사 한 분과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청원인은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또한, 저는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중요한 사안은 부모님에게 연락이 보내지고 있다”며 “접근금지 신청이 되었지만 저는 왜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것이며, 나가면 어디로 가야할까”라고 절망감을 호소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더 이상 남매가 아닌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었음에도 살가움을 요구하는 부모님 밑에서 벗어날 수는 없냐”며 “이 사건이 공론화가 되지 않으면 처참하게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야 하기에 마지막 시도라고 생각하고 청원을 올리게 되었다. 많은 분들께 공유가 되어 사건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해당 청원을 본 이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게 선진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맞냐”며 “처음 글을 볼 때 외국에서 일어난 사건인 줄 알았다”며 경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청원인이 어린 나이에 받았을 충격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 같다”며 “부모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15일 오전 10시 기준 15만4725명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