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 가도에 뛰어들면서 최재형-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서로 다른 행보가 화제다. 야권의 유력 잠룡으로 꼽히는 두 사람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흐름이다. 

최 전 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하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열었다. 캠프 이름은 ‘최재형 열린캠프’다. 국민의힘에 입당한지 사흘 만이다. 빠른 행보다. 대하빌딩은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사무실을 차렸던 곳으로 ‘여의도 정치명당’으로 소문난 곳이다. 최 전 원장 측은 국회와 가깝고 언론과 소통하기 편리한 곳으로 잡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이번 주 중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3달이 지나서야 정치 활동 선언을 하고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광화문 이마빌딩에 캠프를 차린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두 사람은 제헌절 행보도 달랐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에 참배했다. 그동안의 ‘보수’ 행보를 중도·진보로 확장하는 한편 지역적으로는 호남으로의 외연 넓히기다. 윤 전 총장은 광주 방문에서 “이제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저 스스로가 아직도 한을 극복하자는 그런 말이 나오질 않는다”며 눈물을 보였다. 반면 최 전 원장은 고향인 경남 진해와 가까운 부산을 방문해 당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최 전 원장은 자신을 ‘신입 당원’이라고 칭하며 “첫 일정으로 우리 당원 동지들과 비를 맞으며 (주변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한 것은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의 경쟁은 장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최재형 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쪽으로의 쏠림 현상은 일시적이다.  이제는 ‘최재형 대세론’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 캠프 합류를 자청한 김영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버리고 B플랜이라니 제정신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검사(윤석열)와 판사(최재형)로 법조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 정부에서 한 사람은 검찰총장, 한 사람은 감사원장이라는 사정기관의 장을 지낸 점도 공통점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잠재적으로 야권의 유력 주자로 꼽힌다는 점도 같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의 경쟁은 한편으로는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반면 한편으로는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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