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미국 상장에 성공하면서 '제2의 쿠팡'을 꿈꾸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쿠팡이 미국 상장에 성공하면서 '제2의 쿠팡'을 꿈꾸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쿠팡이 지난 3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제2의 쿠팡'을 꿈꾸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쿠팡 투자에 성공한 일본 소프트뱅크가 야놀자에 2조원을 투자하면서, 쿠팡 상장이 국내 기업들에게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최근 야놀자 지분 25%(2조원)을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야놀자는 8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2023년 미국 상장을 목표로 순항하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쿠팡 상장 후 한국 스타트업에 거침없이 투자하고 있다. 손 회장은 쿠팡 상장 직후 영상자막∙더빙기업 ‘아이유노‘에 1억6000만달러(1800억원∙4월), ‘산타토익‘을 개발한 교육AI 스타트업 뤼이드에 1억7500만달러(2000억원∙5월)를 투자한 바 있다. 쿠팡 상장 후 4개월이 안 되는 사이 한국 스타트업 3곳에 2조4000여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5일 “쿠팡에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기업으로 가장 규모가 큰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한국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 열풍을 이끄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부터 2차례에 거쳐 쿠팡에 27억달러를 투자했다. 3월말 상장 직후 보유 주식가치는 10배(280억달러) 상승했다. 지난 5월 실적공개에선 역대 최고인 4조9879억엔(약 51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투자업계를 놀라게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은 새로운 분기점으로 한국의 바이오생명, 차량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개가 넘는 유니콘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명 '쿠팡 효과'로 인해 국내 유니콘 기업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7년 게임사로 첫발을 뗀 게임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개발사 크래프톤도 오는 8월 국내 증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전 세계 200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배그는 지난 3월 기준 7500만장 이상 팔린 글로벌 베스트 게임 중 하나다. 덕분에 크래프톤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상장 후 2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핀테크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도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기업가치는 약 12조원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넥스트 쿠팡‘을 발굴하기 위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상장이 △‘골목대장‘이 아닌 글로벌 플레이어로의 한국기업 인식 전환 △소프트뱅크 같은 글로벌 ‘빅샷’(big shot) 금융사의 투자유치 가능성 확대 △빠른 인터넷 환경과 인구 밀집도를 갖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제고 측면에서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이 열리는 계기로 분석했다.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은 “쿠팡은 국내 시장에 안주한 국내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산업 구조를 국경이 무의미한 온라인 비즈니스로 혁신해 전 세계적인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이라며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에서 그 동안 단순 흥미거리였던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의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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