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선 출마를 향한 행보를 구체화하면서 범야권에 유력 주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다 제3지대 형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그가 대선지형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와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여러 가지를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는 것이 제 도리"라며 대권도전을 시사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야권의 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의 간판을 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양 당 모두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제 3지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등을 추진해온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그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범야권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를 선택할 경우 눈길은 자연스럽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향하게 된다. 만약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이 아니라 제3지대를 선택할 경우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관계구도가 그야말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레이스에서 최와 윤이 끝까지 경쟁할지 아니면 두 후보가 단일화를 모색할지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일단 야권의 대권 주자는 국민의힘의 최 전 원장, 윤 전 총장, 제3지대 후보 이렇게 삼각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 

당 밖의 잠룡 윤석열 김동연 등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민주당에 대항하는 연합전선을 형성을 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이 한 인사는 “윤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 전 부총리는 야권후보로 나섰지만 섣불리 국민의힘에 합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이 입당한 이상 경선이 끝난 후 최종적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자체조직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경선을 통해 최종적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결정된 뒤 합류여부를 놓고 협상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것은 현재 국민의힘 조직구조와 지도부 면면을 고려할 때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예컨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를 경우 내부에 지지세력이 없어 경선통과가 쉽지 않다. 경선흥행카드로 활용되는 등 도우미역할만 하다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당 내 지지세력이 없을 경우 국민의힘 입당 전 유력후보였어도 입당 순간 그 지위가 'N분의 1'로 전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윤, 최, 안 진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의힘에 조기에 합류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전 총장 등을 향해 ‘버스승차’를 독촉하는 등 ‘대선 경선 버스 정시 출발론’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실 대선 후반으로 가면 국민의힘은 ‘떠나간 버스’가 아니라 부르면 오는 ‘콜택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차원에서 범야권 통합후보를 내지 않으면 불리한 쪽은 국민의힘이 될 게 자명한 까닭이다. 선거전이 후반부로 갈수록 국민의 힘이 다른 후보에 단일화 구애를 하게 돼 있다는 이야기다. 

당내 주자와 당 밖 주자들의 대립구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신경전도 달아오르는 양상이지만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고 선거전 후반부로 가게 되면 범야권 단일화 이슈가 부상하게 된다. 

이 단일화 이슈에서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조직력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과의 대결에서 대선필패론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19일 뉴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경선보다 사실 중요한 것은 범야권 단일화이고 그 단일화를 국민의힘이 주도하게 되느냐가 핵심”이라며 “국민의힘 주도의 범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지금 경선 흥행이 잘 돼도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제3지대의 세력이 얼마나 커질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윤 전 총장과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 형성에 힘을 보태고 여기에 안철수 대표까지 합류해 세력을 키우게 되면 국민의힘 주도의 범야권 단일화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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