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경제 살리기 간담회를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한 상인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경제 살리기 간담회를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한 상인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민심 듣기 행보’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실수가 잇따르면서다. 정치 초보 행보에 더해 준비가 치밀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6월 29일 정치 활동을 선언한 이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컨벤션효과로 오르기는커녕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당 부분은 ‘윤석열 책임’이라는 말이 나온다. 캠프를 확대 보강해 메시지와 비전을 가다듬지 않는 한 비슷한 실수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주 52시간 정책을 비판했다. 논란이 된 것은 그 과정에서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일 이후에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여권과 정의당을 중심으로 쏟아졌다. 중도층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분출했다. ‘노동’과 ‘시대’를 바라보는 윤 전 총장의 인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제가 120시간씩 일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왜곡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다. 근로조건에 대해 노동자들이 자기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게 좋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시행 중에 있는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이다. 

지난 20일 대구를 방문했을 때 “(코로나19) 초기 확산이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대구를 치켜세우는 것에 그쳤어야 하는데 다른 지역을 깎아내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란’ 발언에 대해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그야말로 ‘억까’(억지로 까기) 정치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대구시민이) 그만큼 인내심을 갖고 질서 있게, 차분하게 위기를 극복했다고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이어지는 윤 전 총장의 ‘메시지 혼란’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윤 전 총장 스스로가 정치 문법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했을 때 어떻게 해석되고 어떤 맥락으로 보도될지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이 아닌 해석의 영역이 많이 작용하는 정치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데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는 캠프의 역량이다. 후보가 문제될 메시지를 내놓았어도 제대로 된 캠프라면 즉각 그에 대한 해명 등이 뒤따를텐데 윤 전 총장 캠프를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안에 대한 판단과 대응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문제는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메시지 혼선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을 빨리 보완하지 않으면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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