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도쿄 올림픽에 반대하는 일본 국민들이 도쿄 국립경기장 주변에서 올림픽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도쿄올림픽에는 5가지가 없다.

우선 관중이 없고(무관중), 외국 관광객이 없다(무해외관광객). 따라서 관중 수익(무수익)도 없고, 관심도 별로 없다(무관심). 또한 선수촌에 콘돔이 없다(무콘돔).

일본과 도쿄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 패럴림픽위원회는 지난 4월 '5자 회의’를 통해 도쿄올림픽에 해외관광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성을 부리는 상황에서 2주일 동안의 자가 격리 기간을 고려하면 해외관광객을 받아들일 시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IOC 등 5자 회의는 지난 7월 11일 축구와 야구 마라톤 경보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 관중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이미 팔린 90만 장의 티켓을 반환해 주었다.

도쿄올림픽이 무관중, 무 해외관광객이 실현되는 동안 열리느니 마느니 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바닥까지 떨어졌고, 관중수익도 없어졌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선수촌에 콘돔을 두지 않는(무콘돔) 올림픽으로 열린다. 

선수촌(選手村)은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각국 선수들이 숙식하는 장소다. 1924년 파리 올림픽부터 오두막집을 만들어 선수들을 머물게 한 것이 최초의 선수촌이었다.

지금처럼 아파트나 큰 건물 형태의 선수촌이 생긴 것은 1932년 LA 올림픽부터였다. 1988 서울올림픽 때는 오륜동에 '올림픽 선수 기자촌'이 지어졌는데, 사상 처음으로 '무료 콘돔' 코너를 마련해 선수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그 후 동·하계 올림픽은 물론 유니버시아드 등 각종 종합 국제대회 때마다 선수촌에 무상 콘돔 코너가 마련되어 수만 개씩의 콘돔이 배치되었었다.

그런데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무료콘돔 판매대를 마련해 놓지 않은 것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미 선수들의 동침을 막기 위해 200kg까지만 견딜 수 있는 ‘골판지 침대’를 배치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콘돔의 수요도 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무료 콘돔 코너를 아예 없앴다.

그동안 크고 작은 국제대회 개최시 젊은 선수들은 경기를 끝낸 뒤 콘돔에 의지해 일탈을 해 왔었다.

또한 없을 무(無)자 ‘무더위’는 아니지만 무더운 것도 빼놓을 수가 없다.

아시아권 올림픽은 원래 운동하기 좋은 가을에 열렸다. 

1964년 도쿄올림픽이 10월 10일, 1988 서울올림픽은 9월 17일 각각 개막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인들이 돈을 의미하는 8자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8월 8일 8시 8분 8초에 개막하기 위해서 개막일을 무더운 8월 8일로 잡았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1년 중 도쿄 날씨가 가장 무더워 40도에 다다른다는 7월(23일)과 8월(8일)에 걸쳐 열린다.

도쿄 날씨가 가장 좋다는 10월에 올림픽이 열리면, 미국은 프로풋볼 리그(9월 9일~2월 13일)가 진행 중이고, 메이저리그 등 주요스포츠 포스트시즌이 열리기 때문에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10억 달러(1조2000억 원) 이상을 지불하는 미국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 유니버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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