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특집] 한국축구, 뉴질랜드에 이기는 이유
[도쿄올림픽 특집] 한국축구, 뉴질랜드에 이기는 이유
  • 기영노 편집위원
  • 승인 2021.07.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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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 출정식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경기, 1대2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 출정식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경기, 1대2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한국은 역습이 좋고 빠르(이동경, 엄원상)며, 활동반경도 넓고(원두재, 권창훈) 중원(이강인)도 강하다. 수비진의 조직력도 좋다.”

 오늘 경기가 벌어질 일본 이바리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지난 2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뉴질랜드의 대니 헤이 감독이 한 말이다.

한국 팀을 잘 분석 했지만, 사실 한국 팀의 수비조직력은 금이 간 상태다.

김학범 감독은 김민재(베이징 궈안)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중앙 수비를 맡아주는 것을 전제로 올림픽 대표 팀을 구성했다. 

김민재는 키(1m 89cm)도 큰 데다 스피드도 있고, 시야도 넓고, 판단력도 뛰어나다. 한국 축구로서는 보배 같은 선수다. 

사실 수비수는 클수록 좋다. 코너킥 프리킥 같은 상황에서 상대 팀의 키가 큰 공격수와 오버래핑이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하는 키가 큰 수비와 공중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비수가 커야 한다.

키가 크면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민재는 키가 큰 데 빠르기 까지 하다. 게다가 판단력도 뛰어나다. 김학범 감독은 김민재가 1m 94cm의 정태욱 또는 1m 88cm의 이상민과 짝을 이뤄 한국올림픽 대표 팀의 중앙 수비를 맡아 줄 것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김민재가 소속팀의 거부로 올림픽 대표 팀에서 뛸 수 없게 되어 박지수(김천상무)를 합류시켰다. 박지수는 거의 한 달 정도 실전 경험이 없어 뉴질랜드전에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없다. 따라서 대니 헤이 감독이 분석했던 것보다 한국 팀 수비진의 조직력이 완벽하지 못하다.

뉴질랜드의 수비도 허점이 생겼다. 대니 헤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급에서 6년간이나 뛴 경험이 있는 위스턴 리드와 미국 프로풋볼 리그 미네소타 유나이티드 팀에서 뛰고 있는 마이클 박스올로 중앙 수비를 구축하려 했었다.

그러나 마이클 박스올은 허벅지 부상으로 한국전에 뛰지 못한다. 축구에서 중앙수비의 중요성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1대7로 참패를 당하면서 확실하게 입증됐다.

당시 브라질은 공격의 네이마르(FC 바르셀로나), 중앙수비의 치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 등 주전 선수 2명이 빠진 채로 독일과 준결승전을 치렀다. 다비드 루이스(첼시)와 함께 중앙 수비를 보던 치아구 시우바의 공백이 너무 컸다. 독일 선수들은 치아구 시우바가 빠진 브라질 수비진영을 제집 안방 드나들 듯하며 7골을 퍼부었다.

김학범과 대니 헤이 감독 모두 중앙수비의 약점을 안고 오늘(22일) 경기에 임하게 된다.

뉴질랜드 팀의 골게터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크리스 우드 선수다. 프리미어리그 번리팀에서 4년 연속 두 자리 득점을 올리며 136경기에서 47골(7어시스트)을 기록한 타고난 공격수다. 191cm의 키에 공중볼 땅볼 모두 강한 온몸이 무기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 팀에서 크리스 우드에 버금갈 선수는 황의조다. 와일드카드 황의조는 지난 시즌 프랑스 보르도 팀에서 12골(36경기)을 터트렸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7경기에서 9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뉴질랜드는 무려 12명이 유럽파 출신이다. 뉴질랜드 대표 팀 급 전력이다. 한국과 비슷한 전력의 호주(12일)와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한국도 막내 형 이강인, 권창훈, 원두재, 이동경, 엄원상 등 막강 전력을 자랑한다. 한국은 평가전에서 1무 1패(아르헨티나 2대2, 프랑스 1대2)를 기록했다.

두 팀의 전력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지난 21일 한국 팀에 낭보(朗報)가 날아들었다. 지난 6월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만약 한국올림픽 대표가 동메달 이상을 따면 22명의 엔트리 모두에게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지게 되었다.

종전에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더라도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 경기에서 단 1초라도 뛴 선수만 혜택이 주어졌다. 그래서 2012 런던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2대0으로 앞선 후반 44분경, 동메달이 99% 확실시되는 순간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뛰지 못했었던 김기희(울산 현대) 선수를 투입, 2~3분만 뛰고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해 줬다.

‘병역특례 혜택’은 지구촌에서 한국 선수들만이 가진 ‘사기진작의 특효약’이다. 

현대 한국올림픽 대표 팀에는 황의조(보르도), 정태욱(대구), 김진야(서울), 송범근(전북) 등 4명이 2018 자카르타 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에 한 해 엔트리가 18명에서 22명으로 4명이 늘어, 안찬기(수원), 이상민(서울 E), 강윤성(제주), 김진규(부산) 등이 합류했다.

한국 대 뉴질랜드의 올림픽 축구 B조 1차전은 일본 이바리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오늘 오후 5시에 시작된다.

오늘 승부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 전체의 사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기선을 제압한다는 의미에서 그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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