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본경선 첫 TV 토론회에 참석한 정세균(왼쪽부터), 이재명, 이낙연 후보. (사진=뉴시스)
지난 달 28일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본경선 첫 TV 토론회에 참석한 정세균(왼쪽부터), 이재명, 이낙연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 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두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친문 주자들의 연합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해 친문 진영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정세균·이낙연 후보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정치권 소식통들에 따르면 친문 성향의 ‘민주주의4.0’ 소속 의원들은 이낙연 정세균 등 친문성향 후보들이 공동으로 이재명 후보를 누르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들 친문의원들이 이재명 후보의 선두를 빼앗기 위해 공동전선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권 내부에 친문계과 친이재명계 간 대결구도가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권 안팎에서 “경쟁이 심화될 경우 친문 진영에서 이낙연 후보와 정세균 후보의 단일화를 통한 역전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반이재명 전선강화를 위해 친문 당원들이 이·정 단일화를 촉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2일 “민주주의4.0 소속 의원들이 조만간 개별적으로 친문성향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며 “이렇게 될 경우 친문계와 이재명계의 대결구도가 전개되면서 당이 둘로 쪼개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민주주의4.0은 홍영표·전해철·도종환·신동근·김종민 등 친문 의원 50여명이 꾸린 정책 연구모임이다.

민주주의4.0의원들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여권 주변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민주주의4.0 인사들과 교감을 하고 있다”면서 친문세력이 이낙연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주의4.0은 말 그대로 친문 핵심들로 이뤄져있다. 이에 이낙연 후보가 민주주의4.0 인사들의 지지를 공식적으로 받게 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계승자’라는 인증서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이낙연 후보는 친문 당원들 지지를 업게 되고 경선에서도 상당한 힘을 받게 돼 이재명 후보에 막판 역전하는 시나리오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민주주의4.0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후보의 대표 정책, ‘기본소득’을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어 이재명 후보와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는 이낙연 후보와의 밀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신동근 의원은 “기본소득은 사회복지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면서 “차기 민주당 정부는 문재인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포용적 복지국가를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정부 계승을 주장해온 이·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낙연 후보가 최근 홍영표 의원과 신동근 의원을 별도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미 지지선언에 대한 모종의 계획을 놓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또 여권 주변에서 “이낙연 후보 측이 친문과의 결합 뒤 정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정부 계승을 내세워 친문 당원의 표심을 이낙연 후보가 쓸어담을 경우 정세균 후보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지지율이 더 높은 이낙연 후보가 정세균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해 정세균 후보 세력까지 흡수하게 될 수도 있다. 

이낙연 후보 측 양기대 의원은 지난달 27일 전북도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단일화는 인위적으로 할 수 없고, 국민이나 지지자들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친문당원들의 이낙연 캠프 결집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세균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생각이 전혀 없다. 조금 지나치게 이야기하면 (양기대 의원이) 주제넘은 말을 한 것 같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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