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30일 체결했다. 사진은 대우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한 달 만에 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30일 체결했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가진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향후 실사와 협상을 거쳐 확보할 예정이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시평) 기준 중흥토건은 17위(2조585억 원), 중흥건설은 40위(1조1302억 원)로 5위인 대우건설(8조7290억 원)과 합하면 11조9177억 원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어 3위수준에 오르게 된다.

재계 순위도 껑충 뛴다. 중흥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730억 원 규모이며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 원에 달한다. 자산 9조8470억 원인 대우건설 인수가 마무리되면 자산총액도 19조540억 원으로 재계서열 20위권에 들게 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건설 노조 여론이 거센 만큼 인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95.9% 찬성률로 총파업 투표가 가결된 노조는 오는 18일 1차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당초 제시한 가격을 수정하는 등 사실상 재입찰이 이뤄진 ‘밀실매각’ ‘특혜매각’ 논란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KDBI 측은 대우건설의 매각 과정에서 법률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2010년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재매각한 데는 인수대금 6조6000억원 가운데 4조원 이상이 재무적 투자, 사실상 ‘채무’ 때문으로 평가한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후유증을 겪는 상황)’ 다. 하지만 중흥건설 측은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지불한 비용은 6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이번 대우건설 인수 비용은 2조 1000억원 규모로 약 1/3 수준이며 인수 자금 대부분이 차입금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9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올해 안에 대우건설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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