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양궁 대표팀. 왼쪽부터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 강채영, 장민희, 안산. (사진=공동취재/뉴시스)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양궁 대표팀. 왼쪽부터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 강채영, 장민희, 안산. (사진=공동취재/뉴시스)

‘드라크마(Drachma)’는 지난 2002년 유로화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그리스에서 사용했던 아주 오래된 화폐 단위로 신약성서 누가복음 15장 8, 9절에도 나온다. 기원전 600년경 고대 그리스의 시인이자 집정관인 솔론(B.C. 640?~B.C.560?)은 올림피아 제전경기의 우승자에게 포상금으로 500드라크마, 지방경기 우승자에게는 100드라크마를 지급했다. 기록에 따르면 그 시절 1드라크마는 노동자 하루 품삯으로, 양 한 마리의 가치가 있었다고 한다. 이때 마라톤 우승자에게는 고대 그리스 유물을 부상으로 선물하는 관행도 있었는데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이 받은 청동투구가 대표적이다. 2600여 년 전 고대올림픽에서도 대회 주최측은 우수선수에게 포상금을 지급했는데 1896년 근대올림픽을 부활시킨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TV 중계권료와 코카콜라 등 세계적 기업들로부터 천문학적인 후원금을 받으면서도 선수들에게는 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고작이다. 참고로 IOC가 미국 NBC로부터 받는 TV 중계권료는 2011년부터 10년간 4조7천억 원(이하 한화), 코카콜라, 삼성, 도요타 등 올림픽 월드 와이드 파트너 등으로부터 받는 후원금은 1조 원 등으로 모두 6조 원이 넘고 있으나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이탈리아,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많은 나라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경기단체가 거액의 포상금을 ‘당근’으로 내걸고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현대차그룹. 이번에도 양궁선수에 25억 원 이상 쓸듯


 우리나라의 올림픽 포상금은 대한체육회가 1975년 1월부터 경기력향상 연구 연금 명목으로 매월 손기정 등 19명에게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당시 이사관급 월봉 10만 원을, 준우승자에게는 서기관급 월봉 7만 원을, 동메달리스트에게는 사무관급 월봉 5만 원씩을 각각 주었다. 1980년대 들어 우수선수 연금은 월 60만 원까지 껑충 뛰었으며 2000년 7월부터는 금메달리스트 월정금 최고액을 100만 원으로 올려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연금을 일시불로 받기 원하면 6720만 원을 받을 수있다.
 그렇다면 2020 도쿄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 가운데 4개를 쓸어 담은 양궁선수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포상금이 돌아갈까. 지난 2005년부터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17년째 대한양궁협회를 이끌고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대표팀에 2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 이번에도 그 이상의 포상금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자 개인, 단체, 혼성 등에서 3관왕에 오른 안산(20·광주여대)은 평생 받는 매달 연금 100만 원외에 일시불로 7억5천여만 원을 수령, 돈방석에 앉게됐다. 내역은 리우올림픽 기준으로 양궁협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2억 원, 여자단체와 혼성단체 각 1억 5천만 원 등 5억 원에 문체부의 개인전 금메달 6300만 원, 2개의 단체전 금메달 9450만 원 등 1억 5750만 원, 국민체육공단의 일시불 연금 9500만 원 등 모두 7억5250만 원을 받게된다. 안산과 함께 혼성단체와 남자단체 2관왕에 오른 김제덕(17·예천경북일고) 역시 매달 연금 100만 원외에 일시불로 4억3천만 원이 책정돼있다.

 핸드볼협회, 우승에 22억 원…야구는 10억 원 걸어


대한핸드볼협회(회장·최태원)도 이번 도쿄올림픽에 나간 여자핸드볼 대표팀에게  포상금 22억 원을 내걸었다. 7명의 코칭스태프와 15명의 선수에게 우승할 경우 각자 1억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연승으로 우승을 일궈냈던 한국야구위원회도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 할 경우 10억 원, 준우승 5억 원, 3위 2억 원을 내걸었다. 대한탁구협회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단체전 우승 5억 원, 준우승 2억 원, 3위 1억 원, 개인전 우승 1억 원, 준우승 5천만 원, 3위 3천만 원을 책정했다. 한국 탁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에서 유승민이 우승했으나 이후 금맥이 끊겼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었다. 대한골프협회도 금메달 3억 원, 은메달 1억5천만 원, 동메달 1억 원의 포상계획을 마련했다. 5년 전 리우올림픽에서는 박인비가 여자 개인에서 우승, 3억 원을 받았고 박세리 코치도 5천만 원을 수령했다. 
 이밖에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올림픽 우승자에게 1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경기단체별로 ‘당근’을 내걸고있으며 최윤 OK저축금융그룹 회장은 일본 귀화를 거부하고 한국 유도 남자 73kg급 대표로 참가한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KH그룹 필룩스)에게 우승 5천만 원, 준우승 3천만 원, 3위 1천만 원을 약속했는데 안창림은 동메달을 땄다. 재일교포 3세로 현재 대한럭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회장은 사상 처음 올림픽 본선무대에 나선 럭비대표팀에 대해 금메달 3천만 원, 은메달 2천만 원, 동메달 1천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대표팀이 초반 탈락해 무위에 그쳤다. 
 해외의 경우도 올림픽 우승자에게는 푸짐한 포상금이 주어진다.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희박한 싱가포르는 7억9천만 원(이하 한화), 그리스는 3억 원, 아랍에미리트는 2억7천만 원, 필리핀 1억1400만 원, 몬테네그로 6천만 원 등이다. 반면 스포츠 강국으로 분류되는 러시아는 5천만 원, 중국은 3160만 원, 일본은 3천만 원, 독일은 2370만 원, 캐나다는 2212만 원으로 그 규모가 싱가포르 등에 비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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