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 현대자동차)

[뉴시안= 남정완 기자]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을 타개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소재 내재화를 실현하기 위해 반도체·배터리 업계와 공동투자·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등 국내 5개 완성차의 7월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22.6% 감소한 5만985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하반기에 예정된 신차 출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 악재 속에서 완성차 업계는 원활한 공급 물량 확보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현재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는 ‘마이크로 컨트롤러(MCU)’라는 반도체 칩이다. 차량의 미니컴퓨터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유닛(ECU)은 MCU 여러 개를 모아서 만드는 데 MCU 생산이 글로벌 수요를 좇아가지 못하면서 차량 생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

MCU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은 대만 TSMC의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이다. 미국·일본 등 해외 지역에서도 대규모 파운드리 산업을 육성 중이다. 지난 4월 인텔이 6~9개월 이내에 포드·GM에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데 이어 일본 역시 도요타·덴소가 정부 주도로 공동 투자를 통한 TSMC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파운드리 공정을 갖춘 곳이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와 삼성전자의 긴밀한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또 하나의 분야는 ‘차량용 배터리’ 업계다. 전기차 생산 단가의 40%를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차량용 배터리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단가를 낮추기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 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2024년부터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에 공급할 방침이다. 합작사를 통한 배터리 생산은 원가 절감과 공급망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의 합병으로 탄생한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삼성SDI와의 합작사(JV) 설립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에서 7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포드·볼보는 이르면 2025년까지 50~60GWh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스텔란티스·다임러는 2030년까지 200GWh 이상을 생산할 방침이다.

‘반값 배터리’ 실현을 통해 전기차를 동급의 내연기관차 가격만큼 낮출 경우, 전기차 시대를 대폭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1㎾h당 약 140달러(16만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5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3년까지 현재 생산 물량의 2배 수준인 260GWh(글로벌 기준)로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 조달 물량의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35%까지 늘릴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업계와 반도체·배터리 업계 간 협력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 간 공동 투자를 넘어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정책 필요성을 함께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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