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유희준 기자]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각각 새 수장을 맞는다. 정통 금융관료 출신의 인사로 향후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신임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금융감독원장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를 내정했다. 

먼저 고승범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금융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을 가진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서비스국장(현 산업국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16년부터는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직했다. 금통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금융권 최대 이슈인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 자본시장 전반에서 잔뼈가 굵다는 평이 나온다.

정 후보자는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기재부 차관보 등을 지내며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9년부터는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디테일하게 꼼꼼하게 챙기는 성향인 데다, 한 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으로 업무 장악력 및 기획 능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후보자가 행정고시 28회 동기인 만큼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금융위와 금감원 간 엇박자도 맞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 수장이 동시에 교체 된 만큼 가계부채 대응 등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 변동될 가능성으로 예상했다. 

먼저 새 수장을 맞은 금융위가 가계부채에 적극 대응하는 기조를 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 후보자는 지난달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들 중 유일하게 '금리 0.25%포인트 인상'의 소수 의견을 낸 매파(통화긴축 선호)에 속한다.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 불균형은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자 역시 윤석헌 전 금감원장과 달리 균형감 있고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 금융업계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전 금감원장이 소비자보호 기조를 중심으로 업계를 압박해 왔던 한편, 정 후보자는 관료 출신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감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 감독 기조가 소비자보호 및 금융산업 발전 등 시장 전반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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