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카카오가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자 대리운전 기사들이 '골목상권 침탈'이라며 맞서는 한편, 조속히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촉구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와 SKT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골목시장 침탈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CMNP를 통해 전화콜 대리운전 시장 업계 1위인 1577 대리운전의 운영사 코리아드라이브와 합작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케이드라이브는 코리아드라이브를 통해 1577 전화콜 운영서비스를 이관받고, 이를 카카오T 플랫폼에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6년 5월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20%에 그치는 등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에 기존의 앱 호출 방식 외에도 전화콜 방식을 추가해야 한다고 판단, 1577과의 합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전화콜 2위 업체인 '콜마너'와의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도 기존의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티맵 안심대리'를 출시했다. 티맵 내 안심대리 탭을 통해 대리운전기사와 전화를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3개월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 대리운전 기사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시장의 '콜마트'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SKT가 막강한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리운전기사 호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전화콜 시장까지 뛰어든 것이다. 

이에 대리운전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화콜 시장 진출을 위한 지분인수 및 참여 △플랫폼 확장 △무분별한 현금성 프로모션 △원가 이하 할인정책 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 대기업이 카카오톡과 티맵이라는 국내 대표 내비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을 유치하고,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자사콜을 먼저 수행할 경우 수수료를 더 주는 식으로 유인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동반성장위원회에 최근 대리운전 중개 사업을 대기업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한 데 이어 조속히 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통상 지정까지는 1년이 소요되는데,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업계가 위기에 몰린 만큼 대기업으로부터 시장을 방어하기엔 매우 긴 시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하기 전인 2016년 기준 6000여개의 영세업체가 등록돼 있었으나, 현재 3000여개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리운전 전화콜 운영사는 대부분 영세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한편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전화콜과 앱 등 두 가지로 분산돼 있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중 전화콜 비중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의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보다 전화로 대리기사를 요청하고 있어 디지털 전환이 더딘 업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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