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국민의힘이 내부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파열음은 이 대표와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기에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당 내부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야권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야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윤 전 총장은 당내 대권주자를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4일)과 전체회의(5일)에 참석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의 지역 일정 중 전격 입당한 것과 당 행사 불참이 연계되면서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일단 윤 전 총장은 개인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당 내부 일정에 불참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패싱 논란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윤 전 총장이 고의성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련의 움직임들을 감안할 때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말도 들린다. 더구나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이 나를 패싱하려 한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한 인사가 당내 다른 대권주자에게 행사에 '보이콧'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측 핵심 인사가 다른 후보에게 당이 주관한 봉사활동 보이콧을 요구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뒤 "다른 캠프에까지 당 일정 보이콧을 요구했으면 이건 갈수록 태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7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과 관련해 타 캠프에 어떠한 보이콧 동참 요구도 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해당 보도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쉽게 물러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이 같은 입장이 나오자 이 대표는 같은 날 "언론사 문제가 아니라면 봉사활동 불참 종용을 받은 캠프는 있는데 연락을 한 캠프는 없는 상황인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이날 밤 "캠프 초기에 전달체계 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캠프에서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며 갈등해소의 여지를 남겨뒀다.

보이콧 제안을 받은 대상으로 지목된 인물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다. 

하지만 원 전 지사는 이에 대해 실제 보이콧 제안 여부에 대해 침묵만을 지키고 있어 궁금증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측에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캠프 내에서 '보이콧'을 제안한 이는 없다"고 면서 "공식적인 언급을 할 경우 갈등설이 제기될 것 같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묘한 갈등이 계속 당 내부를 술렁이게 하자 중진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입당과 친윤계 형성으로 새로운 계파갈등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고 현 상황을 비판한다.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와 갈등을 일으키자 친윤계와 다른 대권주자들 사이에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윤계 인사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대선후보 경선 주인공은 후보들이지 당 지도부가 아니다”고 윤 전 총장을 옹호했다. 

정 의원은 “멸치와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조건이 다르다”며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도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정 의원을 향해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내분이 발생하자 위험신호등도 곧바로 켜졌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한 달 만에 5%포인트(p) 하락한 19%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로 1위를 차지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 요인은 각종 말실수와 입당 이후 불거진 당내 갈등이 꼽힌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이러다가 여당의 어부지리 형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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