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거수경례로 인사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거수경례로 인사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육상경기를 흔히 ‘올림픽의 꽃’이라고한다. 육상경기는 신체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달리고 뛰어오르고 던지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 올림픽 정신의 구현에 가장 부합하는 종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트랙(단거리 중거리 허들 등)과 필드(도약 투척 등) 도로(마라톤 경보 등) 등 모두 48개 세부종목에 금, 은, 동메달이 144개나 걸려있다.

하지만 광복 이후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봉주가 은메달 등 마라톤에서만 2개의 메달을 땄을 뿐이다. 트랙과 필드에서는 ‘노메달’이었으며 이런 의미에서 지난 1일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른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의 쾌거는 평가 받을 만하다. 더욱이 우상혁의 기록은 2m 35로 1997년 6월 이진택이 세운 한국기록 2m 34를 24년만에 1cm 끌어 올렸으며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2m 31)을 4cm 경신했다.

한국이 올림픽 육상 트랙과 필드에서 이룩한 종전 최고 성적은 1984년 LA 대회 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1988년 서울 대회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남자높이뛰기 이진택이 기록한 8위다.

오주한, 3년뒤 파리올림픽 대비해 조련해야


이번 올림픽에 7명의 선수가 참가한 한국 육상은 우상혁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기대가 컸던 케냐 귀화선수 오주한(33 청양군청)은 8일 경기시작과 함께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와 함께 선두그룹에서 달렸으나 13.6km 지점에서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쩔뚝거리며 뛰다가 기권하고 말았다. 2시간 5분 13초의 기록보유자로 한국 육상의 유일한 메달권 후보였던 오주한의 부진은 그의 한국인 스승인 오창석(59) 국가대표 마라톤 코치가 지난 5월 5일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예견됐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실의에 빠진 오주한의 훈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결과는 레이스 중도 포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자가 격리중인 오주한은 도쿄올림픽에서 우승한 킵초게의 나이를 감안할 때 훈련만 제대로 한다면 내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3년 뒤 파리올림픽에 나가 국위를 선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속팀인 청양군청(군수·김돈곤)이 오주한의 후원을 계속할 뜻을 밝히고있어 대한체육회와 대한육상연맹이 오주한의 ‘처방’을 어떻게 내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오주한과 함께 남자마라톤에 나간 심종섭(30·한국전력)은 2시간 20분36초로 49위를 했고 여자마라톤의 최경선(29·제천시청)은 2시간 35분 33초로 34위, 안슬기(29·SH공사)는 2시간 41분 11초로 57위에 머물렀다.


또 남자 20km 경보에 나선 최병광(30·삼성전자)은 1시간 26분 12초로 37위, 남자장대높이뛰기 진민섭(29·충주시청)은 5m 50으로 예선 탈락하는 등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1997년부터 고 이건희회장의 지시로 육상연맹을 이끌고 있는 삼성그룹이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현대차그룹의 대한양궁협회 운영을 벤치마킹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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