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3.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캡쳐)

[뉴시안= 조현선 기자]샤오미가 갤럭시 언팩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1위'라는 목표를 위해 삼성전자를 정조준한 셈이다. 

샤오미는 이날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믹스4 시리즈를 공개했다. 전작인 미믹스3 출시 이후 약 3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미믹스4는 6.67인치 FHD+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120Hz 고주사율을 지원한다. 전면 2000만 화소의 셀피 카메라와 후면 1억800만화소 메인 렌즈, 1300만화소 초광각 렌즈, 800만화소 5배 줌 렌즈 등 트리플 카메라를 갖췄다.

모델별로 △8GB 램·128GB 메모리 △12GB 램·512GB 메모리를 탑재했다.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와 같이 초광대역무선통신(UWB)을 지원, 사물인터넷(IoT) 통신을 지원한다.

미믹스4는 샤오미가 선보이는 최초의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스마트폰으로 눈길을 끈다. 

UDC란 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로 두는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외형적으로는 일반 디스플레이지만, 카메라를 실행하면 보이지 않던 구멍을 통해 렌즈가 드러나 셀피를 촬영할 수 있는 구조다. 베젤을 최소화하고 빈틈없는 디스플레이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중국 ZTE는 최초로 UDC를 상용화했으나, 디스플레이 성능 저하 등의 문제로 인기를 얻지 못했다. 샤오미는 미믹스4의 카메라 위 디스플레이 영역을 400ppi(인치당 픽셀 수)로 2배 높이고, 개선된 알고리즘과 결합된 '마이크로 픽셀 패턴'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쥔 CEO는 "샤오미는 5년간 770만 달러(약 89억원)를 투자, 수백명의 엔지니어를 통해 60건의 투자를 획득하는 등 자체 UDC 기술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11일 열린 갤럭시 언팩을 통해 차기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에 UDC를 구현했다고 밝히면서 반격에 나섰다. 폴더블폰으로는 삼성이 최초다.

갤럭시Z폴드3의 경우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하거나, 사진 촬영 등 카메라를 사용할 때에는 펀치홀이 드러나 카메라가 보이는 구조지만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숨겨지는 방식이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성능을 모두 챙기기 위한 차선책이라는 평이 나온다. 

앞서 IT 팁스터인 아이스유니버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주요 제조사의 UDC 픽셀 비교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이들 중 샤오미가 가장 충실한 UDC를 선보일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샤오미의 '미믹스4'에 적용된 '마이크로-다이아몬드' 픽셀. (사진=GSM아레나)

샤오미는 지속적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해 오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공개 당일 '미9'를 공개했으며, 지난해에도 '갤럭시S20' 공개일에 '미10'을 선보였다. 

루 웨이빙 샤오미 부사장은 최근 2023년쯤 삼성전자를 넘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을 하루 앞둔 시점에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강행한 것도 이같은 경쟁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샤오미의 이같은 목표는 여러 지표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6월 월 판매량 기준 점유율 17.1%로 삼성전자(15.7%)와 애플(14.3%)을 모두 제쳤다.

특히 샤오미는 지난 2분기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비보, 오포의 뒤를 이어 4위까지 뒤처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도 샤오미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프리미엄급 제품에 주력해 온 반면 샤오미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최근 플래그십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의 가격을 120만원대로 낮춘 갤럭시Z플립3 출시를 계기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기 폼팩터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11일 언팩을 통해 보안성 측면에서의 자사 기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및 데이터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도 잊지 않겠다"며 "삼성에게는 신뢰가 매우 중요한 만큼 사용자가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완전히 안심할 수 있도록 든든히 지키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샤오미 스마트폰의 '백도어' 문제를 지속 제기해 왔던 점을 고려할 때 더욱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발언이다.

한편 샤오미도 올 하반기 새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한 만큼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 걸쳐 양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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