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23. mangusta@newsis.com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1심에서와 같은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사모펀드 의혹 관련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와 관련해 일부 무죄 판결이 나왔음에도 1심에서와 같은 형이 선고된 것은 그만큼 재판부가 입시 비리 혐의를 무겁게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정 교수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보다 제도 탓을 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주변인물들에 대해 비난한 부분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가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이른바 ‘7대 스펙’을 모두 유죄로 봄으로써 향후 있을 조 전 장관의 재판에서도 조 전 장관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여권에서는 대체적으로 재판부를 비판하면서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흐름이다. 이재명 지사 측 박성준 선임대변인은 “검찰의 마녀 사냥과 무리한 수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검찰 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세균 전 총리는 “재판부의 결정은 너무 가혹하다”라고 했고, 추미애 전 장관은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판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빠르면서도 강한 입장을 내놓은 인물은 이낙연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개인 SNS를 통해 “징역 4년을 유지한 항소심 결과는 형량을 먼저 정해놓고 내용을 끼워 맞췄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2심 판결을 이해하기 어렵다. 백번 양보해 입시 관련 서류 위조 행위가 실제 있었다고 가정할지라도 지나치게 가혹한 결정이다.(사모펀드 관련해 일부 무죄가 난 것을 보면)윤석열 씨가 내세웠던 수사의 명분이 없었음을 증명한다. 괴로운 시간을 견디는 조 전 장관과 함께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가 애초 조 전 장관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해 반대했고 그동안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여왔던 것에 비춰보면 매우 강한 옹호 입장을 보인 셈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지사와 네거티브 공방전을 벌였다. 예비경선전에서의 선전과 함께 이런 과정을 거치며 호남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나름의 효과를 봤다. 그러나 자신만의 비전과 상징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상승 동력이 약화한 상태다. 이 전 대표로서는 ‘조국, 정경심’에게 우호적인 강성 지지층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결과로 보인다. 

김두관 의원이 최근 제기한 “윤석열과 이낙연이 합작해 조국을 쳤다”는 주장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금도를 넘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좀 더 확실하게 이 부분에 대해 선을 그을 필요성에서 강하게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입장을 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해는 저무는데 갈 길 바쁜 이 전 대표의 조 전 장관 적극 옹호가 정치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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