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파일] 서울시, ‘박원순표 태양광 사업’ 형사고발키로
[현장파일] 서울시, ‘박원순표 태양광 사업’ 형사고발키로
  • 김진영 기자
  • 승인 2021.08.19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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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업체 14개 120억 수령→폐업 먹튀한 ‘수상한 업체들’ 

 

 

2015년 7월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앞 버스정류장과 벤치에 '도심 속 태양광 미니 발전소' 2곳을 설치했다.시민이 태양광 발전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진행한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사정당국이 수사에 착수하게 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전방위 수사로 확대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업체 5곳 중 1곳이 서울시 보조금을 수령한 후 3년 내에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하자면 보조금만 수령하고 이른바 ‘먹튀’를 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들 폐업업체들이 보조금 수령 후 고의로 폐업한 것으로 보고 사기죄 등으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19일 서울시가 발표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업체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에 총 536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 5개 중 1개 꼴인 14개 업체는 시 보조금을 수령한 후 3년 내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1개 업체는 보조금 최종 수령 후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2년 내 폐업은 2개, 3년 내 폐업은 1개였다.
서울시가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사업을 시작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총 68개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14개 폐업 업체(보급대수 2만6858건)에 지급된 보조금은 총 118억원이었다. 폐업업체 중 협동조합 형태는 4개였으며, 이들 업체가 118억 중 77억 원(65%)을 수령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폐업업체 중 3개 업체 대표는 폐업 후 다른 법인 명의로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사업에 다시 참여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들 폐업업체들이 보조금 수령 후 5년 간 정기점검 및 무상 하자보수 의무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고의로 폐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해당 업체들에 대해 사기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형사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는 업체가 하자보수 의무를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서울시(서울에너지공사)에 끼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다. 연간 2만6000여건의 민원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최근 1년 간 폐업업체가 설치한 베란다 태양광과 관련한 A/S 요청도 총 113건에 달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보조금 타용도 사용 등과 관련, 서울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보조금 환수조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법률 대응팀'을 구성해 이달부터 법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서울시는 “폐업한 후 명의를 변경해 신규 사업에 선정된 3개 업체는 선정 및 계약을 즉시 취소하고, 향후 5년 간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보조금 관련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부정당 업체의 입찰·계약 등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퇴출시키고, 타 지자체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태양광 보급업체 휴·폐업시 지자체장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사전 승인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기존 보급업체에 대한 사후관리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고발조치가 이뤄진 이후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미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사기 횡령 뇌물 등과 같은 여러 범법행위가 적발된데다 여권인사 사업특혜 의혹 연루설까지 나오고 있어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 전반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말도 적지 않다. 
앞서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 부지 분양을 미끼로 수백억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챈 업체 대표가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지난 6월 검찰은 태양광·발광 다이오드(LED)조명 사업 수주 등을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최규성(71) 전 농어촌공사 사장 등 9명을 기소했다. 광주지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변호사법 위반, 뇌물 공여 등 혐의로 최 전 사장과 광산업진흥회 본부장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LED 가로등 수주업체 연구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은 전기설비업체 운영자 4명에게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들 9명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북 군산시 LED 가로등 개선 사업, 농어촌공사 저수지 태양광 시설공사 입찰·수주·수의계약을 청탁하거나 이와 관련한 편의를 봐준 대가로 8억 원 상당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다.
또한 지난 3월 25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전주의 한 태양광 업체 대표 A(53)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지역별 지사장 B씨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양도해 주겠다"고 피해자 762명을 속여 700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업체는 전주에 본사를 두고, 서울과 경기도, 경상권 등 지점을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박 전 시장 시절 진행한 태양광 사업에 대해 "이 정도면 사기"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에 '태양광 사업 재고하라! 이 정도면 사기 아닙니까?'란 제목으로 58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오 시장은 "지난 2014~2020년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 사업'에 참여한 업체 68곳 중 14곳이 폐업 상태"라며 "120억원을 챙긴 업체들이 3~4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중 3개 업체는 사업에 참여해 정부 보조금을 받은 뒤 그해 바로 폐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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