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만에 공개행보를 시작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잦아드는가 싶더니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일요신문이 “윤석열 캠프가 이 대표를 끌어내리고 '비대위 체제'로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준석 체제 조기 종료설’을 보도하자 윤 전 총장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비대위라는 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돼 임기가 보장된 당대표를 끌어내린다는 의미인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고 보도를 반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런 보도가 나오는 상황 자체가 주목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뉘앙스다. 

겉으로 보면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측근들의 분위기는 딴판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서는 계속 이 대표를 비판하는 말들이 나온다. 민영삼 국민통합특보는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대표직을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썼다가 파문이 일자 특보직에서 사퇴했다. 민 전 특보는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것”이라고 했지만 내막이야 어떻든 이 대표 측의 기분이 좋을리 없다. 잡음이 계속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쉽게 봉합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은 두 사람의 ‘보수진영 주도권 쟁탈’과 관련 있다. 11월 초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그 이후에도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주도 세력이 없는 국민의힘에서 중심을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당이 멍들고 민심이 돌아선다는 데 있다. 최근 일부 보수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정치적인 공세 성격이 강하다. 당원게시판에도 이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말대로 이 대표가 2선 후퇴하는 상황이 된다면 국민의힘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대선은 당연히 필패할 것이다. 더 거센 내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이런 난맥상을 정리하고 질서 있는 전진을 만들어낼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 국민의힘은 이준석-윤석열 갈등을 넘어 당의 미래를 전망할 수 없는 혼돈 속에 있다. 이것은 리더십의 혼돈이고 신뢰의 파탄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은 정권 유지를 바라는 여론보다 높으나 현재 국민의힘의 모습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을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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