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포기와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포기와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밝혔다. 대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연설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며 국민의힘의 정책통으로 거듭나던 윤 의원으로서는 정치적 고비를 맞은 셈이다. 25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참석했는데 윤 의원은 이 대표에게 “이게 내 정치”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실정을 앞장서서 공격하던 윤 의원으로서는 부동산 의혹이 제기된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이 사퇴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본인이 아닌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다. 윤 의원은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송구하다.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바람에 한국 농어촌 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도 이런 사실 관계와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주었으나 권익위 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가는 친정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 의원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냐. 이번 권익위의 끼워 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한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구 지역주민들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 그것이 염치와 상식의 정치를 주장해온 제가 신의를 지키고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도 멈추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이 사직하려면 회기 중에는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회기가 아닐 때에는 국회의장 허가에 따른다.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적 제스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때문에 실제 가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장 치열하게 공격한 저를 가결 안 해준다고 예상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아주 즐겁게 통과시켜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윤 의원의 부친은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소재 논 1만871㎡를 사들였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주민이 벼농사를 짓고, 매년 쌀 일곱 가마니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의 현지 조사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긴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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