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국민의 힘 이준석대표와 정홍원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12명의 대선 후보들이 제시하는 각자의 비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경선에서는 윤석열 선두유지 여부와 변수의 작용 그리고 지역민심의 향방 등이 핫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 26일 경선관리위(위원장 정홍원)를 공식 출범시킨 국민의힘은 오는 30~31일 양일간 경선 후보등록을 받는다. 이어 8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9월 15일)와 4명으로 줄이는 2차 경선(10월 8일)을 거쳐 20대 대선(내년 3월 9일) 120일 전인 11월 9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이 경선버스에서 내리면서 부동산 등 후보들의 재산문제가 경선의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과거 혁파'와 '안정된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5일 오후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주최한 '국민 약속 비전발표회'에서 “가장 먼저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무너진 서민의 삶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서민경제의 회복을 위해 "취임 100일 내 긴급구조 프로그램을 확실하게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집값 안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집에 관한 세금은 내리고, 규제는 풀고, 공급은 늘리겠다"며 "원가 주택을 통해 무주택 서민들이 싼값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100세 시대에 맞는 건강보장시스템을 구축해 노후 안정화도 신경쓰겠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 밖에 윤 후보는 "국민이 저를 정치에 불러낸 이유는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져 편 가르기 하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선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재형 후보는 "지난 4년 적폐청산, 시장을 거스르는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 삶은 피폐해졌다"면서 “아침이 기다려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인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급속히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지난 6월 29일 국민 8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뎁스 조사를 내세우며 새 정부의 방향을 제시했다. 

홍 후보는 이 조사 결과를 인용해 "국민 절반 가량이 미래가 밝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일자리, 노후, 복지,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컸다"면서 "이같은 근심을 덜고 나라를 정상국가로 만들어 선진국 시대(G7 일원)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치개혁, 귀족노조 척결, 적폐(공수처·탈원전) 청산 등 해묵은 과제들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게 홍 후보의 주장이다. 

그동안 분야별 '국가찬스' 공약을 순차적으로 제시한 원희룡 후보는 2030세대를 겨냥한 비전을 제시했다. 

원 후보는 "코로나 회생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담대한 투자를 하고, 혁신성장판을 키워 30년 미래 먹거리를 만들 것"이라며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집값 절반을 국가가 투자해 청년들이 당당하게 내 집을 마련하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민, 안상수, 박찬주, 장기표, 황교안, 박진, 하태경, 유승민 예비후보들은 안보와 일자리 산업지원, 부동산 문제, 전 정권 실책 청산 등을 내세웠다. 

국민의힘 경선과 관련해 ‘윤석열 대세론’의 유지와 홍준표 의원 등 2위 주자의 역전 가능성 그리고 부산·울산·경남(PK) 후보들의 완주 여부 등을 놓고 여러 분석과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세론’에 변수가 작용해 이변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대목은 최근 윤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는 홍 후보의 역전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다.  

홍 의원은 20명에 가까운 여야 후보들이 전부 포함된 ‘전체 지지도’에선 10% 안팎에 머물고 있지만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선 20%대의 지지율로 윤 전 총장을 턱밑까지 추격해 ‘홍의 반란’이 현실화 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아시아경제/윈지코리아 조사(21~22일)에서 윤 전 총장과의 차이가 불과 6.7%포인트(P)로 나타났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TBS 조사(20~21일)에서는 7.9%P로 조사돼 시간이 갈수록 불꽃튀는 접전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윤 후보가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대세론이 동력을 잃고 역전패당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야권 안팎에서는 윤 후보의 리스크가 경선기간 중 작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후보와 관련된 수사를 확대하려 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최종 후보 선발을 앞두고 두 사정기관에서 수사 결론을 내놓을 수 있다”며 “만약 결과가 윤 후보에 안 좋은 쪽으로 난다면 경선 이변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 수사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와 그의 가족·측근이 연루된 사건 수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3건, 공수처에서 2건이 각각 진행 중이다. 

검찰이 머금고 있는 사건은 ▲아내 김건희씨의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수수 의혹 ▲장모 최모씨와 아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의혹 ▲윤대진 검사장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 수수 의혹 등이다. 

특히 윤우진 수사는 지난해 10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이후로 10개월 넘게 수사가 진행돼 온 상황인 탓에 경선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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