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유인탁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수촌장. 

“먼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1년 뒤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을 대비한 3개년 계획도 마련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7일 대한체육회 제25대 국가대표 선수촌장으로 선임된 유인탁(63) 전북체육회 사무처장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8kg급에서 우승한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는 처음으로 대표선수들의 로망인 선수촌장의 영예를 안았다. 
유 촌장은 “우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올림픽 결승 경기 못지않게 가슴이 뛰고 설렌다”며, “코로나 19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선수단에 국내외 전지훈련을 통해 상대 선수들의 장점 단점을 분석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촌의 최종목표는 경기력 향상인 만큼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합리적인 선수촌 운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는 2023년 8월까지 2년이지만 파리올림픽이 1년밖에 남지않은 시점이 돼 연장 가능성이 높다.

“무거운 책임감 느끼지만 올림픽 결승처럼 가슴설렌다.”

사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4~20일)은 그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만큼 화급한 현안이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성적은 2018년 평창대회에서 종합 7위(금5, 은8, 동4)로 아시아 1위(일본 11위, 중국 16위)를 했다. 2010 밴쿠버대회에서도 종합 5위(금6, 은6, 동2),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는 종합 7위(금6, 은3, 동2)를 하는 등 2014년 소치대회(종합13위, 금3, 은3, 동2)만 빼고 최근 15년 동안 종합 10위안에 들었다. 때문에 유 촌장은 내년 베이징에서 최소한 종합 10위안에 들어야한다는 부담감을 지울 수 없다. 
유 촌장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 비해 훨씬 기량이 취약한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의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힘겨운 2위 다툼

유 촌장은 내년 9월1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제19회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과 힘겨운 종합 2위 다툼을 벌여야 한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28년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만 빼고 줄곧 아시아 2위를 지켜온 한국은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수 75대49로 일본에 크게 뒤진 종합 3위를 했는데 항저우에서 이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도쿄올림픽 4위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봤다.”

유 촌장은 “지난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금맥’이었던 유도 레슬링 복싱 등 투기종목이 ‘노골드’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촌장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을 비롯해 남자사격 25m 속사권총 한대윤(33‧노원구청),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전 남태윤(23‧보은군청)-권은지(19‧울진군청),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의 류성현(20‧한국체대), 근대5종 정진화(32‧LH), 여자역도 87kg이상급 이선미(21‧강원도청) 등은 비록 메달을 따지 못하고 4위에 그쳤지만 ‘희망’을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내년 아시안게임이나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촌장은 이어 “양궁 2관왕 김제덕(17‧경북일고) 기계체조 도마 동메달 여서정(18‧수원시청) 수영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한 황선우(18‧서울체고)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8위 서채현(18‧신정고) 탁구 신동 신유빈(17‧대한항공)도 장래가 촉망되는 무서운 10대다.”고 치켜세웠다.

선수 감독 등으로 선수촌 15년 경험…행정능력 발군

지난 2000년 스포츠심리학으로 동국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유 촌장은 전북 김제 출신으로  1974년 이리농고에서 레슬링에 입문했다. 당시 16세로 다소 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했지만 곧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의 훈련파트너로 4년, 국가대표선수로 7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4년 등 15년간 태릉선수촌에서 젊음을 불살랐다.
 26세 때인 1984년 LA 올림픽에 출전, 결승에서 허리부상에도 불구하고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미국의 앤드루 레인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땄다. 
은퇴 후에는 대한주택공사 레슬링팀 코치와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후배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고, KBS 레슬링 해설위원에 이어 현재 모교인 전주대학교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6년 전북 익산시 체육회 사무국장에 이어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등을 맡으면서 풍부한 체육 행정 경험도 쌓았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