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지난 27일 대전MBC에서 열린 경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후보.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김두관 후보는 온라인으로 참석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31일 대전·충남 권리당원 온라인투표를 시작으로 대통령 후보 선출(10월10일)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한다. 

첫 승부처인 충청권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대세의 큰 기류가 결정된다. 이 때문에 과반 득표로 대세론을 굳히려는 여권의 두 유력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는 사활을 걸고 승부에 임한다. 

이재명 후보는 당 내 1위 후보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그 뒤를 이낙연 후보가 바짝 뒤쫓고 있다. 

첫 경선지인 충청권은 역대 대한민국 대선 때마다 ‘캐스팅 보트’로 꼽힌다. 이 지역 표심을 얻지 못하면 대망론도 없다는 게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대선은 매번 때마다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서 충청의 무게가 어디로 실리느냐에 따라 대권의 주인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지역 경선과 관련해 불안하기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모두 마찬가지다. 이번 경선에서 두 후보 모두 충청연고를 내세울 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일정 첫날 충청에서 격돌하게 되는 두 후보 캠프에선 다음달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 공개될 투표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운명이 80% 이상 결정된다고 분석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31일 “충청지역 경선은 대통령 선거의 전체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역”이라며 “이곳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당내에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충남권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경우 여권 1위 후보로서 ‘대세론’을 타고 그대로 직진해 무리없이 민주당 경선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7년 경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첫 순회 경선지였던 호남권에서 60.2%를 득표, 2위인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20%)를 3배 차이로 누르고 ‘대세론’을 탔다. 

이번 첫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세론’의 주인공으로 상당한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후보의 경우 ‘충청권 승리’를 거머쥐게 되면 범친문, 호남 출신으로 지지층이 겹치는 정세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한다. 

일단 정세균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빅3' 구도를 만들고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범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조사해 30일 공개한 결과, 대전·충청·세종에서 이 지사가 33.9%를 기록했고 이 전 대표 13.9%, 정 전 총리 4.1%였다.

순회 경선은 여론조사가 아닌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의원·권리당원을 어떤 캠프에서 더 많이 모았는지가 승부의 핵심이 된다. 조직력이 관건인 셈이다.

이낙연 후보는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충청권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세균 후보도 충청권 의원 다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에 이 두 후보가 연대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합류한 충청권 의원들이 5선인 변재일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이라는 점에서 불안한 면이 있다.

충청권 친문 핵심인 도종환·김종민 의원은 특정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단 ‘친문’지원사격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려 지원양상만 보면 이낙연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모두 2주 연속 충청권을 돌며 막판 민심 잡기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재명 캠프는 “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이 필요하다”며 과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충청권역을 돌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선 이낙연 후보는 충청권 총리 인사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지난 30일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이 되면 첫 총리를 충청권 인사로 모시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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