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점자 표기 컵라면.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점자 표기 컵라면. (사진=삼양식품)

[뉴시안= 박은정 기자]라면업계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를 표기한 컵라면을 선보인다.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삼양라면 점자 표기

삼양식품은 9월중 점자 표기 용기면 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용기면 구매와 취식 불편함 해소를 위해 개발됐다.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은 라면을 구매할 때 점자 표기 제품이 없어 혼자서는 상품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물을 맞추기 위해 뜨거운 물이 부어져 있는 용기 안에 손가락을 직접 넣어 확인했어야 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부터 용기 제작 업체에 점자와 외부 물 확인선 삽입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점자 표기 용기면 출시를 준비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과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점자는 용기면 제품 하단에 삽입했으며 빠른 제품 확인을 위해 불닭볶음면은 '불닭', 삼양라면은 '삼양'으로 축약 표기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용기면의 점자 표기는 진즉 도입했어야 했지만 늦은 감이 있어 송구하다"며 "좋은 취지인 만큼 많은 기업에서 도입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뚜기 점자 표기 컵라면. (사진=오뚜기)
오뚜기 점자 표기 컵라면. (사진=오뚜기)

◆오뚜기, 컵누들 김치·얼큰 쌀국수에 점자 표기 적용

오뚜기도 9월부터 '컵누들 김치', '얼큰 쌀국수' 컵라면을 시작으로 컵라면 전 제품에 점자 표기를 추진한다.

이는 시각장애인들이 식별하기 어려운 컵라면의 물 붓는 선 표기를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오뚜기는 시각장애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지난 3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제품명과 물붓는 선의 점자 표기에 대한 니즈를 파악했다. 이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점자의 위치와 내용, 가독성 등에 대해 지속 논의했다.

그 결과 제품명과 물 붓는 선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까지 표기한 최종 패키지 디자인을 완성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 배경은 검은색,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이 제품 선택 및 취식 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컵라면 최초로 점자 표기를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면업계 외에도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상품에 점자를 표기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08년부터 음료캔 음용구에 '음료'라는 점자 표기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칠성사이다·밀키스·펩시콜라 등 탄산음료 제품에 '탄산'이라는 점자 표기를 삽입해 판매 중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