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은마아파트 주변 공인중개사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5일 은마아파트 주변 공인중개사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의무화 방침이 1년만인 지난 7월 백지화된 이후 서울지역 일부 재건축 단지의 전세 매물이 늘고 있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강남구 대치동 은마,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상계주공7단지 등 서울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매물이 증가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80건으로 두 달 전(7월6일) 76건에 비해 2.7배 증가했다. 마포구 성산시영 아파트 역시 같은 기간 21건→55건으로 1.6배 늘었고,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도 37건→81건으로 1.2배, 상계주공7단지 역시 31건→62건으로 2배 늘었다.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2년 의무화 방침은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6·17 부동산 규제 대책의 핵심으로, 재건축의 투기성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재건축 집 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면서 전세난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서울 지역 전세난 가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여당과 정부가 이를 백지화하자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재건축단지 조합원이 입주권을 얻으려면 2년 동안 실거주해야 하는 정부 방침이 철회된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평균 11.4%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가 314건에서 604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은평구(81.3%), 광진구(40.8%), 노원구(35.8%), 동작구(28.2%), 관악구(27.3%) 등의 순으로 많이 늘었다.

그러나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회복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전세난을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하반기 신규 공급 물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로,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와 비교하면 1만 가구 정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늘었지만,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정도의 물량은 아니다”라며 “주택임대시장의 여러 불안 요인들로 인해 하반기에도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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