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권창훈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권창훈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아버지가 빵가게를 해서 ‘빵돌이’라 불리는 권창훈이 한국 축구를 위해 빵 터뜨렸다.

권창훈은 지난 7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한국이 레바논을 1대0으로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권창훈은 후반 13분 교체되어 들어간 지 2분 만인 후반 15분, 황희찬이 레바논의 왼쪽 측면을 저돌적으로 파고든 후 왼발로 땅볼 크로스를 날렸다. 문전으로 침투하던 권창훈이 왼쪽 골포스트 근처에서 강력한 왼발 땅볼 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권창훈의 골로 한국축구는 1승1무(승점 4점)을 기록했고, 레바논은 1무1패(승점 1점)에 그치게 되었다.

만약 권창훈의 골이 없이 0대0으로 비겼다면 한국축구는 큰 위기를 맞을 뻔했다. 이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중동국가들과 원정 5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2경기 승점 2점에 그친다는 것은 너무나 험난한 앞길이 예고되었기 때문이다.

권창훈으로서는 유럽에서 뛰다가 K리그에 복귀를 한 후 소속팀(수원 삼성)에서는 한골도 넣지 못하고 있었는데, 더구나 자신이 뛰는 홈구장(수원 빅 버드)에서 골을 터트렸기 때문에 더욱 기뻣을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데다, 자신이 교체 투입한 선수가 2분 만에 골을 터트렸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컷을 것이다. 축구 감독들은 교체로 투입된 선수가 골을 넣는 순간이 가장 흥분된다고 한다.

권창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자리는 언제나 영광이다. 앞으로도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10월7일 홈에서 시리아와 3차전을 갖고, 10월12일 세계축구의 지옥이라는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원정 4차전을 갖게 된다.

어제 경기에서는 일본이 중국을 1대0으로 꺾고,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호주에 0대1로 패하는 등 축구에서 한 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 주었다.

권창훈과 군 입대

독일 분데스리그 프라이부르크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은 지난 5월21일 구단 트위터를 통해 “권창훈이 한국에서 군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를 떠난다”고 말했다.

권창훈이 6월초 K리그(자신이 뛰던 수원 삼성)에 복귀한 이유는 오는 11월 국군체육부대(김천상무 팀)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국내 리그에서 6개월 이상 등록 후 입대해야 하는 조건을 맞춰야 했기 때문이었다.

권창훈은 요즘 잘 나가는 K리그 수원삼성 유스 클럽인 매탄 고 출신이다. 2013년 K리그 수원 삼성 팀에 입단한 이후 2016~17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리그앙) 디종 팀으로 스카우트 되면서 유럽무대에서 뛰기 시작했다.

권창훈은 2017~18시즌 11골을 넣으며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2019~20시즌 독일 프라이부르크 팀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에서 부상 등으로 선발로 뛰지 못하고 주로 교체 멤버로 23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는데 그쳤고, 2020~2021시즌에는 11경기에 출전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하고 K리그로 돌아왔다.

권창훈은 유럽에서 활약을 하면서도 늘 병역문제가 걸렸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0대1로 패해 메달을 딸 기회를 놓쳤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한국 금메달 손흥민, 황의조 등 병역혜택)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했지만 8강전에서 멕시코에 3대6으로 대패를 당해 탈락했다.

권창훈은 11월 국군체육부대(김천상무)에 입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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