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지난 7일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도요타 유튜브 갈무리)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7일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사진=도요타자동차 유튜브 갈무리)

[뉴시안= 남정완 기자]세계 첫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요타자동차가 공개한 프로토타입의 차량은 현행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배터리를 탑재했다.

EV 전기차 시장에서 주춤한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기준 EV 전기차 글로벌 판매 TOP 10에도 들지 못했다. 도요타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전기차 핵심부품인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싸움에 먼저 불을 붙였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차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지난해 6월 개발된 이후 두 달 뒤인 8월부터 도로 시험 운행에 들어갔다. 지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도요타는 실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요타는 “정식 번호판을 단 세계 첫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라며 “현재 프로토타입에 불과하지만 2020년대 초반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강점인 고출력과 긴 주행거리, 짧은 충전 시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코나, 테슬라 모델X에 이어 최근 GM 볼트 등 잇따른 전기차 화재 소식에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해질을 액체로 만들어 양극과 음극이 만나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충격과 압력에 강한 내구성을 가져 화재 위험과 폭발 가능성이 적은 게 강점이다. 이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Solid State Battery)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차세대 전기차 산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가볍고 얇게 배터리를 설계할 수 있고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의 숙제인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도요타가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특허만 1000개가 넘는다. 도요타는 지난 2008년 차세대 배터리 연구소를 세우고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HV)와 전기차(EV)에 탑재하는 배터리 생산·개발에 2030년까지 1조5000억엔(약 15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폭스바겐은 미국 배터리 업체 퀀텀스케이프와 협력해 이르면 2024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말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착수해 빠른 시일 내 최신 기술이 접목된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도 전고체 배터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가 첫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프로토타입 차량을 공개했지만, 실제 상용화에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며 “EV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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