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뉴시안= 조현선 기자]엔씨소프트가 신작 '블레이드&소울(블소2)' 출시 직후부터 줄곧 주가가 내림세를 걷고 있다.

9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16%) 내린 6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작을 발표한 당일인 지난달 26일 부터 이날까지 증발한 시가총액만 약 5조원에 달한다. 

연일 하락세다. 기대를 모았던 신작 블소2가 이용자들에게 외면 당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탄 것이다. 엔씨는 지난 2월 최고점인 104만8000원까지 오르며 한때 황제주 반열에 올랐지만 기관 중심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탔다. 블소2 출시 전날 83만7000원이던 주가는 출시 당일 하루 만에 15.2%나 빠졌다. 이 기간 중 시가총액이 18조3755억원에서 13조4139억원으로 쪼그라 든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엔씨는 지난 7일 1889억원 규모의 자사주 30만주를 오는 12월 7일까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보통 자사주 매입 이후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식 가치가 오르게 돼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엔씨 주가는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당일에도 0.6% 하락하는 등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신작 블소2의 초반 흥행 실패가 결정적 요인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블소2를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을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과금 시스템 등에 따른 유저들의 혹평이 쏟아졌다. 일 매출 최대 약 1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치는 현재 약 7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특히 신작의 부진에는 '린저씨'들의 이탈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작에 접근했다가도 엔씨의 핵심으로 꼽히는 '리니지' 특유의 과금 시스템과 유사한 면이 블소2에서도 보이자 '린저씨'들의 분노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앞서 엔씨는 블소2 출시를 앞두고 리니지의 특정 과금 시스템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것과 그와 유사한 '영기'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름만 바꾼 랜덤 '뽑기' 시스템도 여전하다는 평이 나왔다.

이에 유저들은 강하게 불만을 표출, 엔씨에 대한 불매운동으로도 이어졌다. 돈을 쓸수록 게임 캐릭터의 능력이 높아지거나, 고성능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방식에 지친 유저들이 등을 돌린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이례적으로 출시 하루 만에 시스템 전면 수정을 약속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상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블소2의 초기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분석이다. 블소2의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지난달 27일 7위에서 9월 4일 기준 4위로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엔씨가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 즉각적인 시스템 개선을 약속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순위가 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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