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이커머스 업계 내 전쟁이 '빠른 배송'에서 '오픈마켓'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오픈마켓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 규모와 시장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오픈마켓 서비스 준비를 위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 페이봇을 인수했다. 컬리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오픈마켓 서비스를 출범할 계획으로, 자체 간편 결제 시스템인 컬리페이(가칭)도 내놓을 예정이다.

SSG닷컴도 오픈마켓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4월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시스템 안정화 기간을 거쳐 정식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셀러 확보를 위해 입점 기준도 대폭 낮췄다. 기존 입점 신청과 심사·승인 등의 과정을 필요로 했지만, 이제는 본인 명의의 핸드폰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셀러가 될 수 있다. 또 국내 사업자등록증을 소비하고 있으면 '국내 사업자'로, 해외 거주 국가에서 사업자를 등록하면 '해외 사업자'로 가입 가능하다. 

마켓컬리와 SSG닷컴 모두 내년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이 오픈마켓 진출을 통해 상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플랫폼만 만들어 놓으면 상품 등록부터 결제·발송까지 외부 판매자가 담당해 인건비 등 부가 수당을 줄일 수 있다. 또 셀러만 확보한다면 상품 수가 단기간에 늘어나 고객들에게 상품 선택권을 넓혀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오픈마켓 구조상 상품 차별화를 위해 대규모 마케팅이 필수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 등은 영향력 있는 셀러들을 영입하기 위해 0% 수수료를 내걸며 판매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유통학회장을 역임한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픈마켓을 하면서 얼마나 상품을 확보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시간이 흐를 수록 오히려 상품의 차별화가 사라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서비스 분야를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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