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들의 스포츠] 필리핀 두테르테, 복싱 영웅 파퀴아오 정적 관계 되나
[대통령들의 스포츠] 필리핀 두테르테, 복싱 영웅 파퀴아오 정적 관계 되나
  • 기영노 편집위원
  • 승인 2021.09.14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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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뉴시스/AP)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뉴시스/AP)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스포츠는 그 나라 대통령들의 관심, 그리고 정책 변화에 따라 활성화 되거나, 침체되곤 했었다. 지구촌의 현역, 역대 대통령(수상)들은 그동안 어떠한 스포츠 정책을 폈었고, 그래서 그 나라의 스포츠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보았다.

‘마약과의 전쟁’ 6000여 명 즉결처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직후부터 파격적인 ‘부패와의 전쟁’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었다.

두테르테는 1945년 3월 28일 남레이테주에서 태어나 남바다 주 다바오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다바오의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 다바오를 청정지역으로 변화시켰다. 다바오에서 (범죄와의 전쟁)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정치적인 기반을 쌓았고, 2016년 필리핀 대선에서 “마약을 뿌리 뽑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워 승리해서 6월 30일 필리핀의 1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필리핀은 2006년 사형제를 폐지했는데, 두테르테는 취임 직후 사형제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필리핀 경찰들에게 “만약 마약을 단속하다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혐의자를 사살하라”라는 강력한 지시를 내렸다.

필리핀 경찰들은 2016년 7월 이후 현재까지 대대적인 마약 단속을 23만여 차례나 강행했다.

그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이 6000여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필리핀뿐 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인권 단체들은 희생자가 최대 수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의 인권 단체들은 ‘두테르테식’ 마약 단속 정책에 대해 ‘반인권 범죄’라고 비판해왔고, 국제형사재판소(ICC)도 2021년 6월, 이에 대한 공식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테르테는 “내 나라를 파괴하는 이들을 나는 살해할 것이라는 점을 국제형사재판소가 기록해도 그만이다”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22년 6월 30일 16대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두테르테가 (2022년 대선에서) 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선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통령 6년 단임제 규정’을 피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2022년 5월 9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마약 단속의 가시적인 성과 등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부통령에)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다바오 시장인 자신의 딸 사라가 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자신은 부통령 선거에 출마, 동반 당선된 후 ‘수렴청정’을 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테르테, 필리핀 최초 올림픽 금메달에 포상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7월 28일,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kg급 경기에서 인상 97kg, 용상 127kg, 합계 224kg을 들어 금메달을 딴 하이딜린 디아즈와 화상통화를 통해 축를 해주었다.

디아즈는 필리핀이 1924년 파리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한 이후 97년 만에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디아즈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은메달에 그쳤었는데, 4년 만에 금메달을 딴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이즈에게 300만 페소(1페소 27.44원)의 포상금을 지급했고, 필리핀 기업들은 무려 3300만 페소와 저택을 제공했다.

복싱영웅 파퀴아오와 관계 멀어져

두테르테와 필리핀 복싱영웅 엠마누엘 파퀴아오는 한 때 사이가 좋았었다.

파퀴아오는 길거리 빵장수 출신이지만, WBC 페더급부터 WBA 웰터급까지 8체급을 석권한 세계복싱계의 전설을 쓰고 있는 현역 선수이자 정치인이다.

파퀴아오가 2016년 필리핀 상원의원에 출마하자 두테르테는 라이벌 진영에 속했는데도“ 파퀴아오와 나는 똑같이 민다나오 출신이다. 내 편이 아니더라도 그를 응원해 주기 바란다”며 지원사격을 했었다.

파퀴아오도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을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두테르테를 공격하는 인권위원회의 예산을 삭감하고, 사형제를 부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2021년 초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두테르테의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미온적 태도가 계기였다.

두테르테가 마닐라 유력 가문과 연결돼 있고,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미국 대신 중국의 도움으로 경제개발을 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중국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며 두테르트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파퀴오로서는 딸(사라)을 내세워 재집권을 노리는 두테르테와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는 “(파퀴아오는)복싱 챔피언이지만, 정치도 챔피언이라고 착각하지 마라”며 되받아쳤고, 파퀴아오는 결국 여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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