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삼성·LG 등에 ‘OS 갑질’…공정위 “과징금 2000억”
구글, 삼성·LG 등에 ‘OS 갑질’…공정위 “과징금 2000억”
  • 조현선 기자
  • 승인 2021.09.14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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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구글 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br>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구글 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과징금 2000억여원을 부과했다. 구글의 '갑질'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로 본 데 따른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구글이 삼성전자 등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자사 OS인 안드로이드 사용을 강제하고, 경쟁 OS를 이용하지 못하게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074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시정 명령은 구글이 스마트 기기 제조사에 이런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한국에 본점을 둔 국내 제조사 및 해외 제조사가 한국에 기기를 공급할 경우 이 명령의 혜택을 받는다. 단, 해외 제조사는 한국에 유통하는 제품에만 해당 명령을 적용받는다.  

공정위 조사 결과 구글은 각 기기 제조사에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 당시 '파편화 금지 계약(AFA=Anti-Fragmentation Agreement) 체결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코드를 바탕으로 변형 개발한 OS를 쓰지 말라는 것이다. 

AFA에 따르면 각 제조사들은 자사 기기 전반에 타 OS를 탑재할 수 없고, 직접 OS를 개발할 수도 없다. 안드로이드 코드를 바탕으로 변형 개발된 OS도 포함됐다. 사실상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변형 개발한 OS도 경쟁 OS로 취급한 셈이다. 또 이를 위한 도구(SDK) 배포를 금지, 앱 생태계 출현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해 왔다.

그러면서 구글은 "AFA를 맺지 않으면 '플레이스토어' 사용을 막겠다"고 사실상 강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플레이스토어란 이용자들이 각종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구매하고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앱마켓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9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기준 각 앱마켓에 등록된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287만개 △아마존 앱스토어 49만개로 큰 격차를 보인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동일한 안드로이드 OS 환경일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탑재된 기기를 선호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각 기기 제조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구글과의 계약을 체결해 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이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 당시 전제조건으로 AFA를 제시했으며, 이는 당사에게 일정한 제약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다만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에게는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등의 접근권을 얻기 위해 이를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구글은 OS 개발 등을 위한 도구(SDK) 배포를 금지, 앱 생태계 출현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해 왔다. 앞서 구글은 개발 초기부터 "안드로이드를 누구나 별도 계약 없이 자유롭게 쓰고, 변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 코드를 모두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기기 제조사는 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은 셈이다. 

이에 따라 기기 제조사는 스마트 워치·텔레비전(TV) 등을 만들 때도 구글 안드로이드만을 탑재해야 했다. 실제로 미국 델(Dell)'이 경쟁 OS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 출시 소식을 접한 구글은 "출시 즉시 델의 모든 기기에 대한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를 해지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의 경우 LG전자는 지난 2018년 11월 LTE를 지원하는 포터블 스마트 스피커를 위한 OS 개발 및 상품화를 시도하다 무산됐다. 음성인식 앱으로 아마존의 '알렉사'를 탑재하고자 했으나, 구글이 타 OS 탑재는 AFA 위반이라며 해당 기기 출시를 불허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1' 제품의 OS를 안드로이드 기반의 경쟁 OS가 아닌 자체 개발 '타이젠OS'로 바꿔야만 했다. 삼성전자는 후속작인 기어3까지 타이젠을 탑재해 왔으나, 앱 생태계 구축 등의 한계를 느끼고 기어4부터 구글의 '웨어'를 탑재했다. 삼성은 지난달 출시된 최신 갤럭시워치부터 타이젠이 아닌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웨어OS를 탑재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IoT, 로봇 등의 혁신 창출 등을 이유로 타 OS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으나 구글은 현재까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외에도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자체 OS '파이어' 개발사인 미국 아마존도 AFA에 따른 피해가 컸다. 아마존은 LG전자와 함께 태블릿 PC '킨들 파이어' 출시를 계획했으나 구글의 AFA 위반 통보로 무산됐다. 파이어 OS를 탑재한 스마트 티비인 '파이어 TV' 출시도 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조사들이 파이어 TV 출시에 관심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했음에도 불구, AFA 위반 문제로 중단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모바일 OS 분야에서 구글은 사실상 독점 사업자 지위에 올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구글이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사실을 기기 제조사에 통지하고, 기존 AFA 계약을 수정한 후 보고할 것을 명령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구글은 개발 단계부터 경쟁 상품의 탄생 자체를 철저히 통제한 전례를 찾기 힘든 경쟁 제한 행위를 했다"면서 "앞으로도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반경쟁 행위는 법을 엄정히 집행해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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