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진이 30일 오전 경기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서 타격 테스트를 받고 있다.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서 타격 테스트를 받고 있는  김서진.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1982년 “어린이에게는 꿈을, 젊은이에게 정열을, 온 국민에게 건강한 여가선용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었던 프로야구(KBO)가 어느덧 40주기를 맞았다.

그동안 프로야구팀 수도 6팀에서 10팀으로 늘었고, 1998년 이후 외국 선수들도 합류해 프로야구의 ‘양과 질’이 매우 높아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땄지만, 방심했는지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미국, 일본은 물론 도미니카에도 패해 4위에 머무르기도 했다.

프로야구 40년 주년을 맞아 재미있고 의미 있는 40개의 스토리로 매주 수요일 찾아뵙고 있다.

롯데 "김서진, 유격수로 키울 생각"

지난 13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 홀에서 2022 KBO 신인 드래프트가 비대면으로 열렸다.

1006명의 지명자 가운데 10%도 되지 않는 100명의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았다.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박준영, 야구인과 배구인 2세 등 많은 선수가 드래프트 되었지만, 그 가운데 9라운드 전체 84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게 된 김서진 선수가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다. 프로야구 선수 한 명 만드는데, 부모님들의 엄청난 관심과 정성 그리고 수억 원의 돈이 들어간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런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이 당당히 롯데 자이언츠 9라운드(전체 84번)에 드래프트 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서진(2004년생 17세)은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다닌 적이 없다.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았고, 고졸검정고시를 거쳤다. 사실상 무학인 셈이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고등학교 2학년 나이에 졸업한 셈이다.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은 (김서진 선수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유격수로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풍철롯데 자이언츠 스카우터는 2년 전인 2019년부터 김서진 선수에게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김서진은 어릴 때부터 야구와 바이올린만 해 왔고, 야구는 리틀야구와 야구 아카데미에서 배운 것이 전부다. 16살이던 지난해 2020년에 창단한 용인시 빠따형 독립야구단에 입단했지만 나이 제한에 걸려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훈련에만 참여했다.

2021년에는 소속 팀이 없어서 개인훈련만 해오다가 이번에 프로야구 드래프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김서진 선수는 1m 75cm, 80kg의 보통 체격에 오른손잡이 내야수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 76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40명, 그리고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6명 등 총 1006명이 참가했었다. 

그들 중 1차 지명 10명 포함 총 110명이 이번에 프로 지명됐다. 110명 중 투수는 59명, 포수는 12명, 내야수는 22명, 외야수는 17명이었다. 또한 고졸 선수는 91명(참가자의 11.97%), 대졸 선수(참가자의 7.08%)는 17명이 드래프트 되었다.

非선수 출신 1호는 한선태

한선태 투수는 2019년 2차 10라운드(전체 95번)에 LG 트윈스팀에 드래프트 되었다.

한선태 투수는 중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처음 접했고, 일반 학생으로 부천공고에 진학했다. 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교육원 체육학과에 등록해서 야구부에 들어갔지만, 자신이 생각했었던 것과 너무 달라서 한 학기만 다니다 중퇴하고 일반병으로 입대(제15보병사단 수색대대)했다.

제대 후 국내 독립 야구를 전전하다가 일본 오사카에 있는 독립 야구 팀(도치가 골든 브레이브스)에서 투수로 실전경험을 쌓았다.

한 선태는 일본 사회인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LG 트윈스팀에 드래프트 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KBO의 비선출 일반인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이 수정됐다. 

한선태는 1군 엔트리 등록 당일인 2019년 6월 25일 잠실 SK전에서 팀이 3-7로 뒤진 8회 초 LG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으며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육상 선수 출신 故서말구 선수

한 선태 선수 이전에 아마추어 경력이 전무(全無)한 상태에서 프로야구팀과 계약한 선수는 국가대표 육상 선수 출신의 고 서말구 선수였다.

서말구 선수는 육상 100m 10초34의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2010년 김국영이 기록을 깨트릴 때까지 31년간 보유) 1984년 롯데 자이언츠는 그의 엄청난 스피드를 활용, 대주자로 활용하려고 서말구와 계약을 했다. 그러나 대주자도 야구 센스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서말구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서말구는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코치 엔트리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우승 순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서말구 씨는 61살이던 2015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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