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경선 1차 컷오프 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9.15. photo@newsis.com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경선 1차 컷오프 발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예비경선에서 총 8명이 1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선 경선에 뛰어든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포함해 안상수 후보, 원희룡 후보, 유승민 후보, 최재형 후보, 하태경 후보, 황교안 후보 등 8명이 컷오프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박진 의원,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 장성민 전 의원은 탈락했다. 
2차 컷오프 경선 진출 후보자의 득표율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공직선거법상 예비경선의 여론조사 지지율 및 순위 등은 공표할 수 없다. 
당에서는 후보들의 순위, 혹은 지지율을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국민의힘에서는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늘 유출돼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2차 예비경선에 진출한 8명을 대상으로 오는 16일 첫 TV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2차 경선에 진출한 각 후보자들에게 '대의를 위해서 소의를 버리는 자세로 임해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송했다.
정 위원장은 “이제 2차 경선에서는 토론 위주로 진행되겠다”며 “자칫 경선에 몰입하다보면 대의를 잊어버리고 소의에 집착하는 현상이 자기도 모르게 생겨날 수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3~14일 책임당원과 일반시민 각 2000명씩을 대상으로 당원 20%·일반시민 80%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가 나오면서 관문을 통과한 후보들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가 우회로를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이 조사결과 유출이 경우에 따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각 캠프에서 감지된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이날 “컷오프 여론조사는 사실상 당 차원의 첫 번째 공식 조사 결과가 발표라고 할 수 있어 각 캠프에서 예민해 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 당에서는 조사결과가 유출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경로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게 1차 컷오프 이후 1·2등 자리 다툼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윤 후보와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골든크로스를 이뤄낸 홍 후보는 ‘고발사주의혹’으로 그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3·4등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되는 2차 컷오프(11월 8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스권에 갇힌 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고전 중인 최재형 후보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최 후보 입장에서 '유승민 잡기'에 실패할 경우 2차 컷오프를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유 후보는 보수당 내 뿌리가 깊어 그를 꺾고 2차 컷오프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단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윤 후보와 홍 후보의 싸움은 ‘고발사주 의혹’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윤 후보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홍준표 캠프 개입설’을 확대시키고 있다. 
윤 후보 캠프는 전날 박지원 국정원장과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그리고 성명불상자 1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박 원장과 조 전 부위원장 그리고 이 성명불상자 1명이 지난달 11일 서울 한 호텔에서 식사를 하면서 고발 사주 보도 관련 논의를 했다는 게 윤 후보 측 주장이다.
정치권에선 이 성명불상자 1명이 현재 홍 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이필형 조직본부장이라는 소문이 돌자 윤 후보 캠프는 이를 문제삼았다. 심지어 윤 후보 캠프는 이번 고발 사주 의혹에 홍 후보 캠프가 개입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홍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소문을 만드는 게 윤 후보 캠프의 인사들”이라며 "참 그 사람들 다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캠프는 이번 ‘고발사주의혹’에서 촉발된 싸움이 1위자리 굳히기와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양 측의 싸움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 후보는 지난 14일 "오늘부터 최재형 캠프를 해체한다"고 선언했다.
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입문 직후를 술회하며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 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 모든 원인은 후보인 저 자신에게 있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해체 배경을 설명했다.
또 최 후보는 "이제 큰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기로에 섰다"며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한다. 이 시간부터 최재형 캠프를 해체한다. 홀로 서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가 1차 컷오프 직전 꺼내든 캠프 해체 선언이 과연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7월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후 최 후보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정치 선언 초반 10%까지 넘봤으나 최근 지지율은 3% 안팎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11~12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최 후보는 2.2%를 기록했다. 
홍준표·윤석열·유승민 후보는 물론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와 원희룡·황교안 후보에도 지지율이 밀렸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조사 개요는 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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