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추석특집 여야 당대표 토론, 민심을 읽다' 100분 토론 시작 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추석특집 여야 당대표 토론, 민심을 읽다' 100분 토론 시작 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6월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선한 이 대표는 30대이자 원외 첫 제1야당 당대표라는 정치사의 기록을 남겼다. 60대, 영남으로 상징되던 보수 야당 당대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등장이었다. 그만큼 보수 유권자들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준석 바람’을 야당 뿐 아니라 여당도 강타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40대 박용진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국회로 출근할 때 지하철과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며 새로운 세대의 정치 문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하철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핸드폰으로 인터뷰 하는 모습은 ‘당 대표’라는 기존 무게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라며 당 대변인을 토론배틀을 통해 선출하는 등 인사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만나 TV 토론을 하는 등 전면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과정에서 최고위원들과 부딪히기도 했다. 경선준비위원회에서 추진했던 대선주자 토론회 등과 관련해서 윤석열 전 총장과 갈등도 불거졌다.

평가는 갈렸다. 우선은 이준석 대표 체제 등장 이후 당원이 많이 늘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약 15만명의 신규 당원이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다수가 2030세대로 알려지면서 이준석 효과가 당원 입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당 지지율 또한 30% 중·후반대를 기록하며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민주당 지지율을 앞지르거나 호각지세를 이루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최재형 등 장외 잠룡으로 평가되던 인물들을 국민의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인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버스론’을 내세우며 압박해 입당을 성사시킴으로써 “국민의힘에는 대선주자가 없다”는 평가를 일거에 불식시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논의는 무산됐으나 2라운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협상 과정에서 불통 논란이 불거졌다. 원내지도부나 최고위원들과 소통 없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 대표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경선준비위원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로 이어가는 국면에서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내부 갈등으로 비쳐진 점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았다. 좀 더 유연하고 넓은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호’ 출범 100일 시점에서 뜨거운 환호는 없다. 일부에서는 냉소도 내비친다. 그러나 2030 상징자본을 획득하고 등장한 이 대표로 상징되는 변화의 흐름은 소리 없지만 여전히 세차다. 이 대표는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는 대선 국면에서 관리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2030 세대를 묶어내는 일이 그것일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의 승패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운명도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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