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제주 제2공항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지난 6월 16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사업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내년부터 5년간 공항개발에 총 8조7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정부는 인천공항 시설 확충을 비롯해 제주 제2공항, 가덕도 신공항, 대구공항 이전 등 굵직한 공항개발 내용을 포함한 종합계획안을 밝혔다.

17일 국토교통부는 향후 5년간(2021~2025년) 중장기 공항정책과 추진 방향, 공항별 개발 방향을 담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8조7000억원 규모의 공항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전체 예산 8조7000억원 중 울릉공항, 새만금공항 등 신공항 개발에 약 4조원을, 인천공항 등 시설확장·관리에 약 4조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활주로·계류장 등 비수익성 부문은 국가가 투자하고 터미널·주차장 등 비용 회수가 가능한 부문은 공항공사가 부담한다.

이날 발표한 종합계획에는 최근까지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국토부는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공안전 확보와 시설용량 확충 등을 자세히 검토한 후 추진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국토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제주 제2공항 관련 사업비 425억원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일부 환경시민단체는 제주 제2공항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국토부가 책정한 제주 제2공항 예산 425억원 즉각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월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사업 전략환경 영향평가서를 제출했으나 환경부는 △조류·서식지 보호 방안 미흡 △항공기 소음 예측 오류 △멸종위기 야생생물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등의 사유를 들어 반려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과 관련해 ‘환경적 요인’ 등의 단서를 달아 한발 물러선 인상이지만 사업 추진 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덕도 신공항 계획부지. (그래픽=뉴시스)
가덕도 신공항 계획부지. (그래픽=뉴시스)

가덕도 신공항 개발과 관련해서는 여객·화물 수요를 24시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공항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가덕도 신공항 개발은 17일부터 특별법이 시행된다. 지난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2022년 하반기부터 사업자 선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2024년부터 신공항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공항 이전은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민·군 공항에 적합한 운영 방안을 모색하고 민간 항공 수요에 대처할 수 있도록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개발과 함께 이슈로 떠오른 대구공항 이전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예정지인 군위군의 대구 편입 문제 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제주 제2공항, 가덕도 신공항 등 계획단계 사업은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총사업비가 확정된 이후 정확한 예산을 반영키로 했다.

이 밖에도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을 통합 이전해 무안공항을 서남권 중심 공항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통합이전 과정에서 공항 시설을 확충하고 교통 접근성을 개선한다. 또 새만금 신공항을 비롯해 흑산·백령·서산·울릉공항 등 소형공항 개발은 지역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해 나간다.

인천·김포공항 등 현재 운영 중인 공항은 이용자 편의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 활주로를 신설한다. 또 공항 주변 복합관광 단지와 숙박·상업 등 공항복합도시 개발 등을 추진한다.

공항 시스템 내실화에도 힘을 싣는다. ‘공항 비전 2040’을 수립하고 스마트공항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출입국 수속, 공항 外 수속체계, 원격관제 시스템 등을 도입한다. 또 안전을 위해 대용량·고속 전송 항공통신 인프라를 도입해 활주로 운영등급을 고도화하고, 공항 시설의 노후도·성능 실태조사를 통해 시설 개선작업을 진행한다.

한편 국토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 국제기구의 전망치와 KDI 등 전문 연구기관의 시나리오 분석을 토대로 항공 수요를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여객은 연 2.0%(국제선 2.8%, 국내선 0.7%), 화물은 연 1.5%(국제선 1.6%, 국내선 0.7%) 성장을 전망했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국민참여단 등 다양한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이번 공항개발 계획이 수립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 수요 추이에 따라 공항개발을 탄력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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