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모빌리티, 어디로 가나…상생안 제시에도 차가운 여론
카카오 모빌리티, 어디로 가나…상생안 제시에도 차가운 여론
  • 조현선 기자
  • 승인 2021.09.18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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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카카오가 일부 사업 철수와 3000억원 상생기금 조성 등의 상생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카카오가 '백기'를 든 셈인데도 여전히 알맹이는 없다며 외면하는 분위기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4일 최근 불거진 골목상권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상생플랫폼 구축 등이 담긴 상생안을 발표했다. 논란이 된 사업 철수,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이 골자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을 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카카오를 향한 칼 끝이 매섭다. 현재 금융당국을 포함,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서는 카카오를 직접 겨냥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규제를 언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달 5일 김범수 의장을 국감장에 불러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질의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상생안에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혁신 사업 중심 개편 △5년간 파트너 지원 확대 등 기금 3000억원 조성 등이 포함됐다.

특히 사태의 신호탄이 됐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업 철수, 수수료 인하 등 '백기'를 들고 나섰다. 카카오T 택시의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프로멤버십 요금 월 3만9000원 인하 등을 약속했다. 멤버십 요금과 혜택에 대해서는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지난 2019년 가맹(브랜드) 택시 형태로 운행을 시작한 이후 줄곧 마찰을 이어왔던 택시업계는 다시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단체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여론몰이에 불과하다"며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갈등과 대립을 야기하는 프로멤버십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지만 수수료 소폭 인하에 그친 것은 택시 업계를 기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여당이 개인택시4단체와의 대화를 위해 마련한 중재 테이블에 적극 참여, 상생안과 관련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리운전업계와의 상생안도 내놨다. 대리운전기사에게 부과하는 기존 20%의 고정 수수료에서 0~20% 범위로 할인해 적용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적용하고,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한 대리운전사업자들과의 논의 채널에서도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자 대리운전연합회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거세게 반발했다. 카카오가 '돈 안되는' 다른 사업은 철수하지만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탈의 중심인 대리운전은 상생안에서 빠졌다는 주장이다. 카카오가 조성한다는 3000억원 규모의 기금에 대해서도 "마련하겠다는 약속은 있으나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카오가 약속한 변동 수수료제는 기상 악화, 피크시간 등에 대리기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수수료를 낮춰서라도 서비스 매칭을 위해 이미 사용해 왔던 방식인데도 '혁신'으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지적이다. 이미 '미끼' 상품처럼 운용되고 있는 혜택이며, 여론은 달랠 수 있을지라도 대리업계를 달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합회는 "골목상권에서 가져간 자금으로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것은 잠시 모면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상생을 원한다면 중계시스템의 '운영'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연합회는 "카카오는 간담회에서도 자제하겠다는 모호한 말만 던지고, 정작 중요한 건 윗사람과 얘기해 보겠다고 한다"고 받아쳤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들 중 '약자'로 꼽히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대리운전기사협회는 17일 "카카오의 독점적 시장 침탈은 대리업자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대리기사에 대한 갑질 강화 및 맞춤형 수탈의 강화라는 독점적 폐해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유일한 캐시카우는 대리운전사업 뿐이었다"며,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로 꼽히는 대리기사의 주머니 털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변동 수수료 제도 대신, 명확하고 구체적인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의 변동 수수료 제도는 일시적이고 애매하며, '수요와 공급에 따른' 요금제 정산 방식 역시 지극히 카카오의 주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질적인 상생을 위해서는 매달 지불하는 프로서비스(월2만2000원, 부가세 포함)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등 기사 수는 많고, 콜은 적은 상황에서 너도나도 해당 서비스에 가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연간 이용료 계산세 약 26만원의 가격은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 등에서 합의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논의 테이블에 성실히 참여,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에 진출로 업계의 반발을 샀던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앱 내에서 전화콜 버튼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동반위에서 연합회 등이 상생을 위해 티맵 측에 요구한 조건이다.

이날 카카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65%) 하락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카카오의 시총은 53조1766억원으로 지난 6월 말(71조287억원) 대비 약 17조8521억원이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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