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09.23. yesphoto@newsis.com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뉴시안=유희준 기자]정부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 시기 임박 및 중국 헝다그룹 파산 가능성 등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 선제적 위기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날 이 차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논의와 관련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테이퍼링 진행 속도 등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앞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00~0.25% 수준으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매월 1200억 달러)를 유지키로 했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경우 조만간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는 11월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연준의 전망 이상으로 미국의 곡용회복세가 지연되거나 인플레가 장기화될 경우 금리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와 관련해서도 "추석 연휴기간 중 헝다그룹 파산 우려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며 "신흥국발 위험 요인도 주의 깊게 점검하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그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면서 중국 헝다그룹과 같은 시장 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열린 상황점검회의에서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상환 불이행 위기와 관련,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중국 헝다그룹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헝다그룹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그룹은 전체 빚이 3000억 달러(약 355조 원)에 이르면서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

그러면서 이 차관은 "글로벌 인플레와 경기회복의 속도, 주요 통화당국의 정책기조 동향, 신흥국발 리스크 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준 FOMC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한 결과"라며 "테이퍼링 종료시점이 앞당겨지는 등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추석 연휴기간 중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FOMC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우려 등으로 주요국 주가 및 금리가 하락,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헝다그룹이 전날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1400억원의 채권 이자 중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요국 주가가 반등했다.

이날 문을 연 홍콩 증권시장에서 헝다는 직전 거래일 30%까지 급등하다 오전 11시 기준 18.5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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