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와 미국 테이퍼링 이슈로 세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09.23. yesphoto@newsis.com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와 미국 테이퍼링 이슈로 세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인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유희준 기자]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와 중국 헝다그룹發 위기 등으로 한때 1180원대를 넘어섰던 원·달러환율이 1170원대로 마감했다. 코스피도 한때 1% 넘게 하락했으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175.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원 오른 1183.0원에 개장, 장중 한 때 1186.4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급등세는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과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의 파산 리스크에 따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 탓이다.

그러나 헝다그룹이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위안화 표시 채권 이자 약 3600만 달러에 대해 채권자들과의 협상에 성공하면서 관련 리스크가 완화됐다. 그러나 헝다그룹은 아직 같은 날 만기인 달러화 표시 채권 이자 8350만 달러의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현재 헝다그룹의 빚은 3000억 달러(약 355조원)에 달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팀장은 이날 '헝다 디폴트 리스크의 실체와 금융시장 영향력 판단' 리포트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 팀장은 "오히려 헝다 이슈가 진정되고, 코로나19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국내 펀더멘털·수출 동력 등을 바탕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소비시즌을 앞두고 재고 축적 수요가 유입되고 있으며, IT·반도체 ETF로 자금 유입이 감지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한국 ETF로의 자금유입으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따른 외국인 수급불안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각)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테이퍼링 조기 시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은)다음 고용지표가 양호한 수준이면 충분하다"며 "테이퍼링 시행 기준 충족 여부는 빠르면 다음 회의 시 결정될 수 있고 내년 중반 경 종료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수의 투자은행(IB)들은 테이퍼링 시점을 다음 회의인 11월로 유지하고 감축 규모를 매월 150억 달러로 내다봤다.

이날 국내 증시는 중국 헝다그룹 채무상환 불이행 위기에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미국의 FOMC 기대감 등에 낙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3140.51)보다 12.93포인트(0.41%) 내린 3127.58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16.87포인트(0.54%) 내린 3123.64에 출발한 뒤, 오전 중 변동폭이 한때 1%를 넘기도 했지만 대체로 1% 미만의 하락폭을 이어갔다.

한편 앞선 추석 연휴기간 중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FOMC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우려 등으로 불안감이 지속됐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난 20일 홍콩 항셍지수 급락과 함께 S&P500 지수, 닛케이지수 등이 한때 2% 내외로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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